F&B Service/@Bar & Bistro

⊙바(BAR)

Paul Ahn 2006. 5. 1. 18:09

⊙바(BAR) 문화의 새로운 트렌드

 

미국 레스토랑에서 레스토랑 자체 매출 못지않게 바(BAR)가 차지하는 기여도는 대단하다. 일반적으로 레스토랑의 심벌로 여기는 바의 구조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마스코트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레스토랑 안에 공존하고 있으며, 없으면 허전한 기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음식과 서비스는 물론 분위기를 반영하는 미국의 레스토랑 평가에서는 바의 독특한 인테리어 여부에 따라 전체적인 점수에 영향을 줄 때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바 문화에 익숙지 않은 한국에서는 흔히 한국과 서양의 문화 차이를 빗대어 ‘서양인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서 바에 혼자 앉아서도 아무렇지 않게 식사를 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국의 바 문화는 오랫동안 그들 나름대로의 독특한 문화를 유지해 오다가 최근 들어 보다 새로운 것을 찾는 뉴 트렌드를 강조하면서 또 하나의 작은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왜냐하면 바에서는 술만 마신다는 오랜 고정 관념에서 최근에는 음식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개념으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색다른 공간을 찾는 의미에서도 바가 단연 앞선다.

 

지금까지의 바는 칵테일과 고급 양주 등 주류와 음료만을 전담해 왔지만 미국의 경우, 특히 스테이크 하우스 등은 웨이팅 고객이 사전에 자리를 잡는 곳이 바로 바이다. 예약을 하지 않거나 늦게 가면 최소한 1시간 이상을 기다리지만, 아무런 불평없이 선 채로 환담을 하거나 바에서 간단한 칵테일을 즐기다가 아예 식사까지 마치고 가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바는 잠시 머무르는 기능을 하거나 혼자 오는 고객들이 술과 간단한 음식을 먹고 조용히 나가는 것이 주요 기능이었다. 바의 고유 기능이 술을 마시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경영자들이 매출 분석을 하다 보니 홀 안에 빈 자리가 있어도 술 보다 음식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 점에 착안한 일부 레스토랑 경영자들이 아예 바를 하나의 소형 레스토랑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레스토랑 안의 또 다른 작은 레스토랑이다. 다만, 고객이나 경영주 모두 다 헤비한 음식보다는 핑거푸드 등 애피타이저 성향이 강한 음식을 주로 원하고 있는데, 이는 아직 바를 간이 식당쯤으로 여기는 잠재의식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메뉴 믹스에 따르면 바의 매출을 세분화 시켜도 될 정도로 점점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는 기존 것에 식상한 고객들의 또 다른 니즈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꼬치구이 등 아시안풍 메뉴와 기존 메뉴를 변형시킨 메뉴들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이들 메뉴는 포크를 사용하기 보다는 손으로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핑거푸드’와 잘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워싱턴 DC의 미국식 고급 레스토랑 ‘시그니쳐’는 60석의 좌석 가운데 50석의 바를 가진 ‘투 포 원(two for on e)’ 개념의 식당이다. 이 레스토랑 경영자는 바를 이용한 효율성에 일찍이 착안하여 이러한 레스토랑을 만들었는데, 서 있는 것을 꺼리지 않는 고객들 덕분에 바 주변에 서 있는 인원까지 포함하면 최대 16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또한 이 레스토랑의 경영자는 “바 음식은 나눠 먹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하며, 손가락을 사용해서 먹어야 합니다. 미국인들은 어린 시절에 손가락을 사용해서 음식 먹기를 좋아했지요”라며 향수를 달랠 수 있는 핑거푸드류의 특별 메뉴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매출 향상과 함께 기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갖가지 재미있는 아이디어들로 ‘Fun’을 강조하는 것이 요즘 미국 레스토랑의 트렌드 중 하나다. 우리가 볼 때 아주 소박한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이러한 아이디어는 대부분이 기존 것에서 새로운 것을 재창조하는 단순한 것들이다.

 

시애틀의 ‘카스카디아’ 레스토랑에서는 시내의 거의 모든 바에서 판매중인 모든 종류의 메뉴를 판매하고 있는데, 마치 음식 백화점을 연상시키는 이 바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지금까지 모든 바에서 안주 개념의 음식 만을 판매할 뿐이었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들은 잠시 머물렀다가 다이닝의 자리로 이동하는 경로에 해당되었지요”라고 말하는 이 레스토랑은 식당 전체 메뉴를 시내 바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는 메뉴 위주로 교체했다. 그러다보니 기존의 바 스타일 레스토랑들이 추격자를 따돌리는 또 다른 전략을 만들어야 할 입장이 되었다.

 

바 스타일의 레스토랑인 ‘휴스턴 스트립 하우스’에서는 모든 메뉴가 식사 보다는 안주 위주로 편성되어 있다. 후터스와 마찬가지로 바 형태의 술집에 온 것 같은 분위기의 이 식당은 동반자들이 나눠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식사 겸용으로 제공하고 있다. 역시 대부분이 핑거푸드이며 식사를 대체하기에 충분한 양을 제공하여 음식을 나눠 먹도록 유도해 동료의식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매출 증대 효과를 유발하고 있다.

 

이른 저녁시간과 늦은 저녁시간 대에 거의 텅 비어 있다시피 한 바를 운영하던 스테이크 하우스 ‘모튼스’는 바의 라운지 컨셉과 메뉴 업그레이드를 단행하며 일부 점포에서 바와 홀의 구분을 없애버렸다. 바의 매출을 높이기 위해 해피 아워 동안 바에서 식사하는 고객들에 한해 미국에서는 흔하게 실시하지 않는 할인정책을 적용해 고객의 관심을 유도했다.

 

그리고 이러한 가능성에 힘입어서 ‘BAR 12×21’ 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지난해 2월 시카고에서 런칭했다. 바가 주축이 된 레스토랑 트렌드에 발 빠르게 편승한 것이다. 음식은 모두 정식메뉴와 동일하게 판매하고 있는데 현재 이러한 형태가 바를 가진 모든 레스토랑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정착되고 있는 분위기다. 기존에는 레스토랑의 일부였던 바가 이제는 바를 확장시킨 모양의 레스토랑 형태로 떳떳하게 한 자리를 차지하는 분위기다.

 

미국 외식산업의 공통점은 메뉴나 인테리어 및 주변 환경, 심지어는 외식 분위기 등에 지속적으로 변화를 주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즉 무한 경쟁 사업이라는 점이다. 수많은 라운지와 바가 있지만 음식은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워지고 있으며, 접시 등 집기류도 아주 세련되게 만들어져 모든 아이디어의 집합체처럼 보여진다.

 

혹자는 이러한 바의 변질로 인해 기존 바 문화의 퇴조를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뉴욕시에 산재해 있는 많은 바와 레스토랑, 라운지, 멀티 룸 등이 본격적으로 바를 재창업한 레스토랑으로 개조할 생각을 갖고 있으며, 그러다보니 언젠가는 바라는 독특한 구조가 레스토랑으로 흡수되어 묻혀 버릴 것을 염려하면서 바텐더를 비롯한 해당 관계자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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