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류 시장의 죽음’
http://www.apparelnews.co.kr/2011/inews.php?table=internet_news&query=view&uid=69720
블룸버그 ‘캐주얼 시대, 한 가지 옷으로 통하는 세상’
40년 전에 비해 의류 지출 비중 절반으로 감소
패스트 패션, 오프-프라이스 가격 하락 압력 지속돼
'미국 의류(시장)의 죽음'이라는 섬뜩한 진단이 나왔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인 블룸버그는 최근 미국 패션 산업에 대한 종합 분석의 타이틀을 '미국 의류 사망(The Death of Clothing)'으로 뽑았다.
지나친 비관론이 아닐까. 업계를 향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도 읽히지만 그 내용을 보면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경각심이 요구된다.
블룸버그는 현재 미국 경제가 성장세에 있고 실업률은 낮으며 임금이 다시 오르기 시작하자 소비자들이 쇼핑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지만 의류 소비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의류 리테일러들은 아마존을 탓하고 소비자들이 백화점, 쇼핑몰이나 전문점 대신에 온라인에 쏠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구실을 찾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 블룸버그의 지적이다. 또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의류 리테일러들은 속수무책으로 보인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의류가 죽었다'고 진단하게 된 배경으로 우선 지난 수 십 년 간 미국 소비자들의 의류 소비 비중이 크게 줄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미국 노동 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 1인당 의류 지출 비중은 77년 6.2%에서 지난 40년간 절반으로 떨어졌다.
이는 여행, 외식, 야외 활동 등 이른바 체험(experiences) 지출 비중이 18%로 늘어난 것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현상(그래프 참조)이다. 지난 2010년을 고비로 의류, 신발 지출 비중은 데이터 충전, 미디어 컨텐츠 등 디지털 부문 지출 3.4%에도 뒤지기 시작했다.
이 같은 가계 소비 지출 변화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그중 상당 부문은 의류업계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 밖의 내용이라는 것이 블룸버그 분석이다. 이를테면 사회적 변화가 쇼핑 행태(shopping behavior)의 변화를 몰고 온 것은 의류업계 통제 영역 밖이라는 것. 이를 읽지 못한 일부 의류 리테일러들은 발을 잘못 디뎌 죽음을 재촉했다고 했다.
불룸버그의 두 번째 지적은 이제는 '아무도 별도의 외출복(work wardrobe) 구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무실 근무자들은 셔츠와 타이, 혹은 프리티드 팬츠나 긴 스커트, 굽이 있는 구두 등이 필수인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트렌드는 90년대 초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불룸버그는 하이텍 산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의 비즈니스 캐주얼 룩을 그 시발로 꼽았다. 또 지난 5년간 근무복으로 캐주얼 드레스를 허용하는 사업장이 10%나 늘었다고 소개했다.
블룸버그 지적의 요점은 '옷은 한가지면 충분하다'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일을 하는 주중과 주말복도 따로 갖춰야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했다. 금융회사에서 조차 넥타이가 없어졌고 결혼식장이나 교회 예배를 볼 때 스니커즈를 신어도 개의치 않는 시대가 됐다고 했다.
NPD그룹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 중 약 절반이 사무실에서 진을 입을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트렌드 변화를 의류 업체 전체 카테고리에서 놓고 보면 패션이 바뀌더라도 새로운 옷을 구입할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을 뜻한다고 해석했다.
블룸버그는 세 번째 요인으로 패스트 패션과 오프-프라이스 리테일러들의 가격 하락 압력을 꼽았다. 의류 업계는 오랜 기간 가격 디플레 현상을 겪어왔으며 특히 많은 제품들이 가격이 낮은 저렴한 인건비 시장을 찾아 이동하면서 옷 값 하락 추세가 이어져 왔다는 지적이다.
리바이스 501 오리지널 진의 경우 2009년 58달러에서 3년 후 64달러까지 올랐다가 지난해는 59.50달러로 거의 8년 전 가격으로 떨어졌다.
의류 가격 하락 압력은 저가의 패스트 패션 출현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블룸버그 분석이다. 패스트 패션 출현 전까지는 미국 소비자들이 큰 돈 안들이고 월마트나 타겟 등에서 필요한 옷가지를 구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H&M과 같은 패스트 패션이 런웨이 패션을 모방한 최신 패션들을 35달러, 남성 진은 25달러로 내놓으며 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수년간 패스트 패션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의 요체처럼 여겨지기도 했지만 패스트 패션의 성공 스토리에도 균열과 틈새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H&M은 아직도 미국 시장에서 매장을 늘리고 있지만 신규 매장 런칭이 지난 20년간 최저로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 밀려 소비자들이 사지 않는 재고 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고도 했다.
블룸버그는 네 번째로 의류 리테일러와 기존 패션 트렌드 세터들이 소셜 미디어 명사들에 밀려 영향력을 잃고 있다는 점도 꼽았다.
어패럴뉴스
2018년 02월 21일
장병창 객원기자, appnews@apparelnews.co.kr
'Type of Business > @Casu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쇼핑 없이 완성하는 2023 트렌드 매치 7 (0) | 2018.08.20 |
---|---|
⊙칠(Chill)한 '아이코닉 캐주얼 룩' (0) | 2018.06.22 |
⊙할머니 옷장에서 꺼낸 듯한 빈티지 패션 ‘그래니룩’ (0) | 2018.06.22 |
⊙2017년 패션·섬유업체 실적(49개 업체) (0) | 2018.04.06 |
⊙삼성그룹· vs 신세계그룹 패션 (0) | 2009.09.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