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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vs 신세계그룹 패션

Paul Ahn 2009. 9. 1. 10:38

⊙삼성그룹· vs 신세계그룹 패션

 

삼성 두 딸 패션통과 명품통 ‘닻 오른 유통大戰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45924&keyWord=%25BB%25F3%25BB%25FD%25C0%25C7%2B%25B8%25C2%25BC%25F6%253C27

 

세계패션 500인 선정 이서현-정유경 사장… 대륙시장 자존심 대결 예고

범삼성가의 딸들이 지난해 12월 패션계 오너로서 한 발짝 더 나아갔다. 이서현(44)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은 패션 경영기획담당 사장에서 패션부문장 사장으로 담당분야가 확대됐고, 정유경(45) 신세계 사장은 신세계 부사장에서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했다.

 

 

▲ 범삼성가 딸들의 패션 경쟁이 본격화됐다. 지난해 말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은 경영기획담당 사장에서 패션부문장 사장이 됐고,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은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들은 나란히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며 대륙에서 벌이질 딸들의 혈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삼성그룹 서초사옥(왼쪽)과 신세계그룹 빌딩. ⓒ스카이데일리

 

이들의 인사는 국내 업계 패션 불황 속에 이뤄진 것이어서 국내 패션업계에 구원투수로 나설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패션부문장을 맡은 이서현 사장은 2000년대 초반 제일모직 재직 시절부터 패션 부문에 관여해왔고 이번 인사로 삼성그룹 패션부문의 정점에 올라섰다. 정유경 사장 역시 신세계그룹의 패션 사업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에 깊이 발을 들여놨다. 정 사장이 맡은 신세계 백화점부문이 패션사업과 어떤 시너지를 낼지 벌써부터 주목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패션 경력 다진 두 여성 CEO, 다른 경영스타일 주목

이서현 사장과 정유경 사장은 범삼성가에서 고종 사촌 지간으로도 잘 알려졌다. 이 사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 정 사장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딸이다. 이건희 회장과 이명희 회장은 남매지간이다.

 

이 사장은 패션 부문을 단독으로 이끌게 됐으며 정 사장 역시 패션 부문에서 백화점 총괄 사장으로 승진해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이 사장은 2002년 제일모직에 입사해 패션분야에서만 길을 걸어온 패션통이다. 그는 디자이너 정구호와 정욱준을 영입해 ‘구호’, ‘준지’ 등의 브랜드를 성공시켰고 토종 SPA브랜드인 ‘에잇세컨즈’, ‘빈폴아웃도어’ 등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이번 인사로 그의 전문가적인 역량을 더욱 살릴 것으로 예측됐다.

 

정 사장은 사내 공식 행사에서 대외적인 행동을 잘 하지 않으며 은둔하는 경영스타일로 알려졌다.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를 졸업한 그는 이 사장과 달리 처음부터 패션계에 발을 들이지 않고 1996년 조선호텔에 입사했다. 2009년 신세계백화점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부터 역량이 본격적으로 발휘됐다.

 

정 사장은 당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브랜드 수입이나 론칭에 조언했으며, 뉴욕·밀라노·파리의 감각적인 브랜드를 ‘분더샵’에 유치해 편집숍 사업에도 역량을 내뿜었다. 그 결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조르지오 아르마니, 갭, 돌체앤가바나, 지방시, 바나나리퍼블릭, 디젤 등 해외수입브랜드를 판매하며 성장했다. 또 국내의 여성복 브랜드 톰보이나 색조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 이마트 PB인 자연주의를 인수해 키웠다.

 

두 여성 오너는 지난해 9월 영국 패션 전문 온라인매체인 ‘비즈니스오브패션’이 발표한 2014년 세계 패션을 움직이는 5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서현-정유경 판이한 경영스타일…중국 대륙 둘러싼 패션 전쟁 예고

 

 

▲ 이서현 사장(왼쪽)은 지난해 인사를 통해 패션 부문을 단독으로 이끌게 됐으며 정유경 사장 역시 패션 부문에서 백화점 총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사장은 1973년생, 정 사장은 1972년생이며 두 사람은 고종사촌 지간이다. [사진=조선인물DB]

 

이 사장과 정 사장은 올해 중국 대륙 내에서 맞붙을 것으로 관측됐다. 스피드 경영을 강조하는 이 사장과 차근차근 경영을 펼쳐나가고 있는 정 사장의 판이한 경영스타일이 중국시장에서 어떻게 먹힐지에 대해 벌써부터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자사 SPA 브랜드인 에잇세컨즈의 중국 진출에 주력할 예정이다. 에잇세컨즈는 중국에서 선호도가 높은 숫자 8을 브랜드명에 사용했을 정도로 글로벌 사업을 염두해 두고 만든 브랜드다. 이 사장은 이 브랜드를 직접 관여해 론칭했다.

 

빈폴, 엠비오 등은 이미 중국에 진출해있으며, 남성복 브랜드 준지는 유럽에 들여와 국내 판매중이기도 하다. 지난해 에잇세컨즈·빈폴액세서리·구호·라베노바·준지·비이커 등 6개 브랜드를 중국 알리바바그룹 티몰 글로벌에 입점시켜 중국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해외진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올해 에잇세컨즈를 하반기에 북경이나 상해 등 대도시 쪽에 출점할 예정이라며 다른 지역에도 계속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의 신세계그룹 내 패션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토종 브랜드 보브로 중국 시장 공략할 계획이다. 보브는 2011년 9월 중국 항주에 첫 진출해 현재 36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 2010년 이후 사상 첫 적자…신세계인터 매출 꾸준히 늘어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6년 3월24일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이러한 가운데 두 여성 오너가 맡아 왔던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실적도 주목받고 있다.

 

과거 제일모직이었던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9월 삼성물산과 합병됐다. 이전까지 제일모직의 패션부문 실적은 ▲2013년 매출액 1조7257억원, 영업이익 149억원 ▲2014년 매출액 1조8510억원, 영업이익 56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기준 ▲2014년 매출액 1조2967억원, 영업이익 388억원 ▲2015년 매출액 1조2045억원을 기록하며 매출액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24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10년 이후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물산은 이 같은 적자구조를 깨기 위해 이 사장이 겸직하던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자리도 내려놓고 패션 사업에 주력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지난해 물류센터 화재, 메르스 등 외부적인 요인이 있었고 올해도 그런 부분이 없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다시 딛고 일어서려고 한다”고 전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실적은 삼성물산 패션부문보다 낮다. 연결 기준 ▲2013년 8031억원, 영업이익 221억원, 당기순이익 315억원 ▲2014년 매출액 9119억원, 영업이익 159억원, 당기순이익 193억원을 보였다.

 

 

 

 

2015년 기준 매출액 1조52억원, 영업이익 199억원, 당기순이익 21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증감을 반복하고 있지만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패션분야를 이끌었던 정 사장이 백화점 총괄사장을 맡게 되면서 신세계의 패션사업에 더 힘이 실릴 예정이다. 또한 올해 강남점 5개 층 증축, 시내면세점 개관 등 대형 프로젝트를 이끌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2016-03-25

신정연기자(pringles331@sky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