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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동네약국, 동선 고려해 묶음진열하니 매출이 두배"

Paul Ahn 2018. 5. 8. 11:19

〔넛지〕"동네약국, 동선 고려해 묶음진열하니 매출이 두배"

http://www.dailypharm.com/Users/News/NewsView.html?ID=236954

 

소매점에서 '넛지 마케팅'은 매장 구성, 제품 진열 방식에 변화를 줘 소비자 동선과 소비 패턴에 영향을 끼치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장 | 온누리약국 새모델 적용 약국〉

 

서울 동작구 사당역 2번출구 앞, 오래된 건물과 상점이 즐비한 가운데 눈부시게 하얀 건물이 눈에 띈다. 리모델링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은 현대적인 디자인의 이 건물 1층에는 이 자리에서만 30년 째 약국을 운영해온 권성윤 약사(71·성균관대)의 평화온누리약국이 자리했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위치한 평화온누리약국

 

온누리약국체인은 최근 기존 매장에서 새로운 콘셉트를 더한 매장을 선보이고 있는데, 평화온누리약국은 '동네약국에 적용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콘셉트'라는 설명에 직접 찾아가 매장을 관찰했다.

 

 

입구부터 출구까지 "약국 안 '죽은 공간'을 없애라"

 

우선 약국이 입주한 건물은 주변 빌딩과 차별화되게 밝은데, 지난해 11월 리모델링을 마친 곳으로, 약국도 건물 리모델링으로 다른 곳으로 옮겼다 새로 입주하며 내부 인테리어를 새로 했다.

 

 

 평화온누리약국 입구에서 바라본 내부 전경. 제일 먼저 비타민C 제품을 만날 수 있다.

 

권성윤 약사는 "가만히 있으면 정체된다. 다른 매장들을 보면 인테리어를 수시로 봐꿔 새로운 이미지를 유지한다. 약국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적어도 4~5년에 한번씩은 매장 구조를 바꾸거나 인테리어를 새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매장 디자인에서 온누리가 첫번째 집중한 것은 고객 동선. 약 30평 정도 되는 약국 공간이 보다 넓어 보이면서도 제품을 다양하게 진열하기 위해 매장 내 '죽은 공간'을 없앴다.

 

온누리 관계자는 "백화점, 마트, 편의점, 헬스뷰티스토어 등 제품 판매를 목적으로 한 매장은 모두 고객이 자신들의 의도대로 이동하도록 동선을 디자인하고 그에 맞춰 제품을 진열한다"며 "평화온누리는 입구에 들어서서 직진으로 카운터에 와서 처방전을 접수한 후 의자에 앉기까지 가운데 오픈매대를 거의 모두 지나가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오픈매대를 지나 약국 제일 안쪽에 위치한 건강상담코너와 처방전 접수대, 조제실.

 

고객 동선이 미치지 않는 공간은 말 그대로 공간이 죽게 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비치해도 고객이 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기에, 최근 약국들도 인테리어 단계에서 고객 동선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그러면서 약국을 막 들어선 고객이 첫번째로 보는 자리에는 그 지역과 방문객 특성에 맞는 히트제품을 진열했다. 제일 먼저 보는 것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평화온누리는 이 자리에 유명 개그맨이 광고하는 비타민C를 놓았다. 그러면서 온누리와 고려은단이 함께 만든 유사 제품을 같이 진열해 가격과 성분을 고객이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의약품 진열법 "매출 올리는 진열방법 따로 있다"

 

 '해열/진통/소염제' 진열대에 가면 한 눈에 약 20여가지 제품이 포착된다. 순간 '뭘 사야 하지' 생각이 들고, 다음은 '차이가 뭐지' 싶어 제품을 하나하나 비교하게 된다.

 

이제 일반의약품은 이렇게 오픈매대를 기본으로, 환자가 여러가지 품목 중 직접 선택하도록 선택폭을 넓혔다. 단, 늘어난 선택지 안에서 환자가 스스로에게 적합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품 간 차이점을 적은 상세한 설명의 쇼카드를 첨부했다.

 

 

일반의약품 중 해열,진통,소염제를 모아 진열한 매대.

 

 

제품 간 차별점을 상세히 설명한 쇼카드(파란 동그라미 안)

 

아울러 '1품목-1열' 진열을 원칙으로, 빈 자리가 보이지 않도록 재고를 항상 채워놓고 있다. 온누리 관계자는 "진통제 1개를 사러 온 환자도, 빈 자리 없이 확대진열된 매대를 보면 '미리 사다놓자'는 생각으로 2,3개를 사게 된다"며 "지명 구매를 할 때보다 매출이 늘어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 많은 제품 중 온누리 PB제품을 가장 눈에 띄는 좋은 위치에 진열하고 있다"며 "고객들에게 '온누리'라는 브랜드를 알릴 수 있고, 약국 입장에선 유명 광고제품보다 PB제품이 마진이 좋으니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기능이 같은 일반약, 건기식, 의약외품을 한 곳에

 

아울러 온누리체인이 고객 동선 디자인만큼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카테고리 매니지먼트'다.

카테고리 매니지먼트는 기본적으로 '같은 기능, 같은 목적의 제품을 한 데 진열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피로회복제를 사러 온 고객이 그 옆에 진열된 간건강 건기식을 함께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매출이 향상되는 진열방법이다.

 

평화온누리약국 역시, 매장 리뉴얼과 함께 카테고리 매니지먼트에 의해 제품을 진열해 전보다 200% 높은 매출 향상 효과를 봤다.

 

 

 구강 건강에 해당하는 제품을 모두 모아놓은 코너. 인사돌과 같은 일반의약품부터 치약, 칫솔, 치실까지 한 카테고리에 묶여 함께 진열하고 있다.

 

그러나 카테고리 매니지먼트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소비자 인식 전환'이다. 점안액을 사러 온 고객이 점안액 옆에 있는 안대와 눈 영양제, 콘텍트렌즈 식염수를 보면 '약국이 이런 것들도 파는구나' 인식하게 된다. 이 고객은 다음에 안대가 필요해졌을 때 편의점이 아닌 약국을 찾게 된다.

 

소비자 인식 속에 점안액과 눈 영양제는 물론 안대, 식염수가 고정적으로 자리잡으면, 이 제품들과 연계된 또 다른 제품들을 약국에 진열하는데, 이 과정을 통해 약국이 취급하는 품목을 점차 늘려갈 수 있는 것이다.

 

마치 편의점이 '맥주 파는 곳'에서 '맥주와 안주', '맥주와 안주와 수입맥주, 무알콜 맥주, 숙취해소제'를 파는 곳으로 점차 카테고리를 확장했듯 말이다.

 

온누리 관계자는 "카테고리 매니지먼트의 원칙은 카테고리 구분 집기를 철저히 하고, 카테고리 내 타 제품이 섞이지 않도록 수시로 관리하는 것"이라며 "카테고리 안 대표 히트상품을 인식시키기 위한 확장진열과 POP를 적극 활용하고, 제품 간 차이를 소비자가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상세하게 설명한 쇼카드 진열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혈관건강 매대. 혈관 건강을 강화하는 역할에 따라 세가지로 나누고 각 기능에 해당하는 제품을 진열해 소비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온누리 직원 상시 방문, 철저한 카테고리 관리

 

평화온누리약국 리뉴얼을 주도한 온누리는 상시로 관리 직원이 방문해 '카테고리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를 체크한다.

권성윤 약사는 "리뉴얼 후 환자들이 가장 좋아하고, 다음으로 내가 좋다. 매장 관리가 편해졌기 때문"이라며 "단골들은 고급 슈퍼마켓같다고 말하며 호기심에 새로운 제품들을 이것저것 많이 살펴본다"고 말했다.

 

이전보다 품목 수가 많아졌음에도 제품 관리에 드는 노력이 줄어든 건 웬만한 모든 품목을 오픈매대로 내놓았기 때문이다.

 

권 약사는 "쇼카드에 상세하게 설명해놓아서인지, 고가의 비타민이나 영양제도 전보다 많이 판매된다"며 "OTC 판매가 수월해지니, 상담이나 환자 관리에 더 신경을 쓸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국을 하다보면 부족함이 느껴진다. 올리브영을 보라. 약국이 계속 위축되고 있다. 그래서 계속 변화하고자 한다. 온누리에게서 그런 변화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며 "해보지 않으면 끝까지 알 수 없다. 다른 약사들도 매장을 새로 바꿔보라고 추천한다.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게 보이고, 새로운 걸 계속해서 알아간다는 즐거움도 있다"고 설명했다.

 

온누리 관계자는 "처방은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약국이 바꿀 수 없는 영역이다. 처방 매출의 한계를 OTC로 채워보자는 목표 아래 약 2년 간 모델약국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도출된 결론을 적용한 게 평화온누리약국, 코코온누리약국, 논현온누리약국이다"라며 "특히 평화약국을 본 약사들이 '우리 약국도 할 수 있겠다'며 약국 변화에 많이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8-02-21

정혜진 기자 (7407057@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