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e of Operation/@CVS

②편의점을 알면 한국사회가 보인다

Paul Ahn 2007. 11. 26. 19:04

②편의점을 알면 한국사회가 보인다

http://www.edaily.co.kr/news/read?newsId=01344806612583648&mediaCodeNo=257

 

88올림픽이 낳고 한일월드컵이 키웠다..편의점 27년

국내 최초 편의점은 '세븐일레븐 올림픽점'

신세대들의 구매공간에서 전 국민의 생활공간으로

 

 

국내 최초 편의점 서울 방이동 ‘세븐일레븐 올림픽점’과 편의점 음료·디저트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슬러시.

 

편의점은 현대식 유통채널의 선두주자 가운데 하나다. 대형마트가 전통시장을 대체했다면, 편의점은 동네 구멍가게를 대신하며 한국에 뿌리를 내렸다.

 

편의점은 1989년 국내 도입됐다. 첫 점포는 서울 방이동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올림픽점’이다. 서울올림픽 이후 국제화 열풍과 함께 소득수준이 높아지며 탄생했다.

 

 

◇최초 편의점은 세븐일레븐, 디저트 시초는 ‘슬러시’

 

태동 당시만 해도 편의점은 ‘귀하신 몸’이었다. 일반 슈퍼마켓과 달리 ‘밝은 매장’ ‘24시간 문을 여는 곳’ ‘라면이나 김밥을 먹을 수도 있는’ 세련되고 선진화된 소비 공간으로 신세대들의 각광을 받았다.

 

그 당시 편의점에서 팔던 ‘슬러시’(과일 샤베트)와 ‘걸프’(구매한 컵에 직접 따라 마시는 음료) 등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당시 걸프는 16온스 800원, 32온스 1000원에 판매됐다.최근 유행하는 편의점 디저트, 드립커피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첫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이후 훼미리마트(현 CU), LG25(현 GS25), 바이더웨이(2010년 세븐일레븐에 합병) 등이 속속 업계에 뛰어들었고, 도입 4년 만인 1993년에는 1000점을 돌파했다.

 

도입 초기에는 문제도 적지 않았다. 초기에는 점포수가 적어 물류비에 대한 효율성이 현저히 낮았으며, 인터넷이 깔려 있지 않아 통합 전산망 구축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새로운 업태이다 보니 기존 제조업체들이 갖는 불신도 대단해 상품 입점과 자체 상품 개발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편의점 도입 당시 대부분의 슈퍼마켓에선 물건 값의 10%를 판매자 재량으로 깎아주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모든 물건을 정가에 판매하는 편의점은 소비자들로부터 ‘비싸다’는 원성을 듣기도 했다.

 

그랬던 편의점이 초기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양적·질적 성장을 이뤄낸 것은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다. 1996년에는 2000점을 돌파했고 1997년에는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 시대를 맞이했다. 1997년부터 1998년까지 IMF 경제위기 당시에도 총매출은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냈지만 점포수는 미미하게나마 늘어났다. 1999년부터는 POS(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 구축, 공공요금 수납, ATM 도입 등 일상생활과 친숙한 업태로 변신을 시도했다.

 

이에 힘입어 편의점은 2000년대 들어 점포수와 매출액이 20% 이상 증가하는 고도성장기를 맞았다. 특히 한일월드컵이 치러진 2002년에는 매출액 성장률이 40%를 넘어서며 편의점이 최대 수혜주로 떠오르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에도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던 편의점은 2007년 도입 18년 만에 1만점 시대를 열었다. 2008년에는 한 해 새로 문을 연 편의점이 2000개를 넘어섰고 지하철과 한강공원에도 편의점이 들어서는 세상이 됐다.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던 편의점은 1만점 달성 4년 만인 2011년 2만점과 매출액 10조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CU·GS25·세븐일레븐 ‘빅3’..1인 가구 등에 업고 ‘국민점포’ 부상

 

편의점의 최근 모습. 일자형 시식대에서 테이블형 휴게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초기 난립했던 편의점 회사들은 CU, GS25, 세븐일레븐, 소위 ‘빅 3’ 경쟁구도로 재편됐다. 지난해 말 기준 CU는 9409개, GS25는 9285개, 세븐일레븐은 80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요즘 편의점은 ‘국민점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에는 물건을 사고파는 소매 유통업으로 분류됐지만 최근에는 사람들이 살면서 필요한 대부분의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고 제공받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금융이나 치안, 복지 등에 관한 공적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국내 편의점 업계 1위는 CU다. ‘Convenience store for You’(당신을 위한 편의점)의 약자로 2012년 일본 훼밀리마트와 결별하고 순수 한국 브랜드로 바뀌며 붙은 이름이다. 이와 관련 가족(family) 해체와 개인의 부상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간파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국내 편의점은 ‘편리함을 개념으로 도입된 소형 소매점포’, ‘고객의 편의를 위해 24시간 문을 여는 잡화점’이라는 사전적 개념 그대로 1년 365일 편리한 장소에 위치해 , 하루 24시간 영업하며,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에는 1인 가구를 겨냥해 용량을 반으로 줄인 1ℓ 생수,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를 고려한 대용량 요구르트(기존 4.5배), 흰우유처럼 커진 500㎖, 1ℓ짜리 초코·딸기우유,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는 도시락 상품을 내놓아 히트를 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도입 초기 생소하고 신기한 업태였던 편의점이 소형화되고 있는 인구구조 변화와 맞물리면서 국민 소비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며 “작은 세포처럼 전국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만큼 공공서비스나 안전지대 등 사회적 역할에 대한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편의점 히트상품 상위 10위에 오른 도시락과 1인 가구 등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에 맞춰 용량이 다양해진 요구르트와 생수, 우유 제품들.(사진=CU제공)

 

2016-03-15

최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