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유통시장 전망 / 닐슨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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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경기 전망 ‘잿빛’ 개혁 마인드로 버텨라
리테일매거진은 올해 소매경기를 전망,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유통 전문가 두 명을 만나 2019년 산업계 전망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올해 소매경기도 ‘잿빛’ 혹은 ‘불투명’이라고 밝힌 유통 전문가들은 산업계 전반에서 이 같은 위기의식에 공감하며 대비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소비시장이 이미 피크를 지났기 때문에 저성장기 소비패턴 변화를 감지해 업태별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트렌드 변화와 함께 새롭게 부상한 소비층을 사로잡아 쇼핑 혁신에 성공한 기업만이 향후 유통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멈춰버린 소비경기,
‘자기만족 소비’에만 지갑 열린다
닐슨코리아 최경희 부사장은 FMCG 시장 성장 둔화에 따라 올해도 민간소비가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지만, ‘3C(Convenience·Certain·Consolation)’ 기반의 소비시장은 성장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또한 특정 카테고리에 특화된 전문몰이나 컨버전스형 매장의 두각에 주목하며, 소비자 변화에 대응한 섬씽 뉴(something new) 업태가 유통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예측했다.
RM〉 소비재 시장 동향은 어떠하며, 민간소비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닐슨 리테일 인덱스의 94개 카테고리 기준으로 볼 때 지난해 1∼10월까지 FMCG 시장은 전반적으로 소폭 성장해 0.3%의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물가상승률 및 제조업체 원재료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면 실질적인 소비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주요 카테고리별로 보면 레토르트 등 가공식품 성장이 두드러졌고, 커피·차류와 제지류, 헤어케어 경우 온라인전이 현상이 지속됐다. 온-오프 채널 간 경계 없는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각 채널별로 강세를 보이는 카테고리는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이에 유통 및 제조업계는 온-오프 각 채널에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PB 개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일부 제조사 경우 온-오프라인 전용 상품을 이원화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도 전년과 마찬가지로 민간소비의 전반적인 위축이 예상된다. 소비자 기대심리 지수만 봐도 2017년 11월 ‘112’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또한 닐슨컴퍼니가 측정하는 글로벌 소비자 신뢰지수에 따르면 지난 3사분기 한국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전 분기 대비 6P 하락하며 전세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업의 인건비 증가, 청년 취업률 감소 등 다양한 지표들이 반영된 결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있는 만큼 민간경기가 빠른 시일 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RM〉 유통업계는 어떤 부문에 사업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온-오프라인의 탈경계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오프라인 기업들은 마켓 쉐어(market share)가 아니라 타임 쉐어(time share), 즉 고객의 시간 점유율 확보를 통해 소비자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더 고민해야 한다.
또한 최근 유통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 내부에서 판관비가 급증해 수익성이 악화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매장 오퍼레이션 관점에서 AI 등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운영 효율성 증대에 힘써야 한다.
유통사 본부 오퍼레이션 관점에서 빅데이터 기반의 발주 및 재고관리를 통해 적정 재고를 유지하는 것이 지금 현재 오프라인 기업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필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업종 간 연계 및 협업을 강화해 상호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볼 수 있다.
이커머스 기업들 경우 신선식품 등 구매 주기가 높은 품목들을 통해 해당 쇼핑몰의 습관적 방문을 유도함과 동시에, 라스트마일 단계에서의 차별적 고객 만족과 유료멤버십 확산을 통해 온라인쇼핑 고객의 로열티를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RM〉 소비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트렌드 변화를 꼽는다면 무엇인가.
유통·제조업계가 주시해야 할 트렌드 키워드로 ‘3C’를 제시해볼 수 있다.
먼저 ‘Convenience(편의성)’ 중심의 가정간편식과 밀키트의 버전업에 주목하고 싶다. 실제로 가정간편식은 단순히 간편하게 조리해 먹는 식품에서 고객의 새로운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제품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최근 등장한 제품들 경우 좀 더 건강한 재료, 무첨가 등을 강조하며 기존 가정간편식에 대한 이미지를 바꿔나가고 있다. 또한 냉동식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점차 불식되면서, 프리미엄 냉동식품에 대한 수요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 트렌드는 ‘Certain Happiness(소확행)’의 보편화다. 소비자 일상의 트렌드는 ‘웰빙 → 힐링 → 욜로 →소확행’으로 변해왔는데, 예전에 명품 로고가 잘 보이는 브랜드가 유행이었다면 요즘에는 로고가 없는 제품들이 인기다. 즉, 소비자들은 남에게 보여지는 것보다 본인 스스로 원하는 행복을 추구하며, 미래보다 현재의 확실한 행복을 중시한다.
불확실한 미래 대신 현재에 집중하는 소확행 트렌드는 일과 여가의 균형에서 행복을 찾는 젊은 세대 가치관을 반영해 다양한 새로운 소비 행태로 나타나고 있다. 도시에서 느린 삶을 경험하는 슬로컬리제이션(slowcalizati–on), 프리미엄 디저트와 여행의 일상화 등을 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마지막 트렌드는 ‘Consolation(위안을 주는) 펫코노미’ 확산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구수는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려동물이 하나의 소중한 가족으로 대해지면서 반려동물 연관 산업 규모도 2019년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애견 카테고리 확대, 다양한 전문 서비스 출시, 펫 푸드 브랜드 론칭 가속화 등이 소비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도 펫코노미는 유통·제조업계가 주목해야 할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RM〉 이커머스 업계의 비즈니스 환경은 어떻게 예측하는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물론 고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온라인쇼핑몰의 전체 이용자 수 증가율은 매출 성장률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이에 따라 고객당 지출액인 객단가를 늘리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객단가 향상은 개인당 지출 금액을 늘리기보다 개인의 소비패턴에 기반한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고객 지갑을 열게 하는 월렛 쉐어(wallet share) 확대로 증대시킬 수 있다.
즉 비교 검색과 적시 배송 등 온라인쇼핑의 특징을 살려 카테고리별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개인화 상품 추천같은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빅데이터 활용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다.
또한 ‘에코 시스템’ 구축을 위해 다양한 고객 접점에 있는 비즈니스와의 인수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경우 미국이나 중국과 달리 국가별 압도적 1등 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온라인쇼핑 플레이어들은 독보적인 이커머스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투자와 경쟁을 가속화할 것이다.
RM〉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선전하고 있는 유통업태는 어디인가.
닐슨 소비자 트렌드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전반적인 소매불황기 속에서도 소비자들은 본인이나 가족에게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것들에는 여전히 지갑을 여는 소비 트렌드를 보이고 있다.
최근의 소확행 트렌드와 같이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 주관적인 기준에 의해 자기 만족도를 높이는 소비가 중시되고 있다.
올해도 마켓컬리처럼 특정 카테고리에 특화된 전문몰이나 컨버전스형 유통업체들이 계속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RM〉 향후 유통업계의 상품 혁신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
유통업계 상품 혁신은 다보스포럼에서 주목한 신기술 동향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예전의 상품 혁신은 주로 제조사가 주도해 원재료 및 포장 형태를 개선, 발전시키는 형태로 진행됐다. 그러나 기술 혁신이 주도하는 지금부터의 상품 혁신은 소비자 구매 접점부터 이뤄질 것이다.
예를 들어, 3D 프린팅 기술이 보편화될 경우 소비자가 원하는 내구재를 유통 현장에서 주문하고 찾아가는 형태가 현실화될 수 있다.
RM〉 올해 유통 소비재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3대 이슈는 무엇인가.
첫째, 4차 산업혁명과 유통업의 접목은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둘째, 중국의 한한령 지속으로 탈중국화를 통한 제2의 거점 해외 진출국 부상에 주목해야 한다. 현재 유통사 별로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 등에서 파일럿 매장을 준비 중이다.
마지막으로 2019년에도 ‘편의점의 전문점화’, ‘대형매장의 하이브리드화’ 등 소비자 체험과 고도화된 기술 기반의 융복합 매장 형태가 지속적으로 생성, 발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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