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패키징〕르끌레르, 까르푸, 오샹, 다논·네슬레 / 프랑스 사례
지금까지 유통·제조업체들에게 친환경 경영은 기업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하나의 옵션 중 하나였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플라스틱 퇴출 움직임 이후 ‘친환경 소비’의 물결은 단순 유행을 넘어 ‘플라스틱 어택’ 같은 글로벌 소비자운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도록 기업을 압박하며, 유통·제조업계의 행동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상품뿐 아니라 상품을 포장하는 패키지에 ‘친환경’이 중요한 가치로 대두되며, 국내 기업들도 저마다 에코 패키징을 선보이고 있다. ‘밀 트레이’, ‘종이 빨대’, ‘녹는 용기’ 등 플라스틱 대체 포장재를 개발, 그린슈머들에게 새로운 소비방식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높아진 소비자 의식으로 환경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아직도 친환경의 실익과 명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면 서둘러 에코 패키징 솔루션 등을 실천, 기존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해야 할 것이다.
◇‘플라스틱 어택’ 지지 선언, 재활용 PB 만들고, 에코박스 설치
프랑스는 유럽에서 재활용률 꼴찌 국가라는 오명을 안고 있으나, 최근 유통·제조업계가 적극적으로 플라스틱 포장재를 대체할 방법을 찾고 있다. 르끌레르와 까르푸 등 선도기업은 기존의 플라스틱 용기를 친환경 패키지로 바꾸고 있으며, 다논과 네슬레 경우 경쟁 관계를 뛰어넘어 친환경 용기 개발을 위해 협업 라인을 구축하기도 했다.
유럽 플라스틱 제조사 연합 ‘플라스틱 유럽(Plastic Europes)’에 따르면 프랑스의 지난해 재활용률은 30개 유럽 국가 중 29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국가들의 평균 재활용률이 70%인 데 반해 프랑스는 56%의 재활용률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2016년 7월부터 재래시장과 소매점 등에서 일회용 비닐 봉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2020년부터는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접시, 컵 등의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도 발표했다. 이에 대응해 프랑스 유통업계는 플라스틱 패키지를 대체할 바이오 원료 기반 패키지 개발에 나서고 있다.
★르끌레르·까르푸ㅣPB 패키지 바꾸고, 재활용품 보증금제 도입
전세계 트렌드에 맞춰 르끌레르 역시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20년 전부터 매장 내 일회용 비닐 봉투 사용을 없앤 르끌레르는 2020년부터 시행될 새로운 환경법에 대응하는 중이다.
르끌레르는 산과 바다 등 자연에 자사 로고가 적힌 포장재가 버려지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선식품 포장재부터 팰릿까지 플라스틱 대체제를 활용하는 ‘안티 플라스틱’ 계획을 내놓았다.
먼저 플라스틱 컵, 빨대, 용기 등을 매장에서 없애기 위해 플라스틱 대체 포장재를 선보였다. 2019년까지 모든 종류의 플라스틱 포장재를 에코 패키지로 바꿀 계획이다.
르끌레르의 미셸 에두아 르끌레 사장은 친환경 포장재를 우선 도입하는 동시에 ‘재활용품 보증금’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고객이 플라스틱과 병 제품 수거기를 이용할 경우 르끌레르 회원카드 포인트로 돌려주는 시스템으로, 프랑스 북부 지역 점포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까르푸 역시 2022년 환경법 개정에 맞춰 PB 음료와 먹는샘물 페트 병을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용기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정육, 수산물, 치즈 코너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용기도 없애고 대체 포장재로 바꿀 예정이다. 이번 연말부터는 빨대 판매도 중지한다.
플라스틱 포장용기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심중이지만, 식품 등 개별 포장이 필요한 상품이 있어 100% 퇴출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까르푸는 불필요한 포장을 최대한 줄이고 플라스틱 대체 제품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환경 운동인 플라스틱 어택(Plastic Attack) 지지를 선언했다. 플라스틱 어택은 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을 없애고, 소비자들로 하여금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도록 하는 환경 운동이다.
★오샹ㅣ에코박스 설치, 소비자 캠페인 주도
오샹은 프랑스 먹는샘물 제조업체 크리스탈린(Cristaline)과 손을 잡고 플라스틱 수거를 위한 에코박스(Ecobox)를 설치했다. 에코박스는 프랑스 북부지역 50여 곳의 오샹 매장 주차장 공간을 활용해 설치됐다.
지난해까지 오샹과 크리스탈린이 재활용한 플라스틱병은 1,600만 개에 달한다. 수거된 플라스틱병은 재활용 과정을 거쳐 새 플라스틱 페트 병으로 제작되고 있다. 오샹은 향후 프랑스 전역 매장에 에코박스를 설치할 예정으로, 2020년까지 1억 개의 페트 병을 재활용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코박스에 페트 병을 넣으면 오샹에서 쓸 수 있는 할인쿠폰을 받을 수 있다. 병마개는 따로 수거돼 장애우들을 돕는 데 쓰이고 있다.
오샹 역시 2025년까지 100%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만 취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R&D센터 투자를 강화하고, 기존 PB의 플라스틱 패키지를 85%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로 바꾸고 있다.
매장 입구에는 플라스틱 용기, 비닐 수거함을 설치해 소비자 스스로 재활용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할 예정이다. 또한 소비자들의 환경오염 인지를 위해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히 하고 아이들을 위한 환경오염 캠페인도 진행할 계획이다.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과 재활용 습관을 높이는 것이 오샹의 목표다.
★다논·네슬레ㅣ경쟁 관계 뛰어넘어 친환경 용기 연구 협업
다논과 네슬레는 친환경 플라스틱병 제작을 위해 손을 잡았다. 두 업체는 미국의 스타트업 오리진 머텔리얼즈(Origin Materials)와 협업을 통해 ‘내추럴 보틀(Naturall Bottle)’이라는 협업 라인을 구축했다. 이들의 목표는 100% 바이오 재료로 만든 친환경 플라스틱 용기를 만드는 것이다. 친환경 용기는 폐지, 톱밥, 볏짚 같은 천연 원료로 제조된다. 협업 라인을 통해 먼저 60% 친환경 소재의 플라스틱병 5천 톤을 생산할 예정이며, 2020년에는 75%까지 친환경 원료 비율을 높일 예정이다. 다논과 네슬레는 이번 협업 연구를 통해 다른 분야에서도 친환경 기술이 적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타시오페(Tassiope) 먹을 수 있는 친환경 컵
한편, 2016년 창립한 스타트업 타시오페(Tassiope)는 환경오염 주범인 일회용 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먹을 수 있는 친환경 컵을 개발했다. ‘따르고, 마시고, 마지막 한 조각까지 먹으세요’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에스프레소 잔크기(80㎖)의 친환경 컵을 판매하고 있다.
이 컵은 유해 첨가물 없이 밀가루, 설탕, 계란, 버터, 다크 초콜릿으로만 만들어져 먹을 수 있다. 뜨거운 음료를 담아도 녹지 않고 형태를 유지한다. 타시오페가 직접 시행한 시장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이들의 제품에 긍정적인 반응 보였다. 향후 자사의 제품을 음식 식료품점이나 레스토랑, 카페 등에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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