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유통업계 10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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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디지털에 사활 건 2019
온·오프 사업 재정비의 해
리테일매거진은 한해를 마무리하며 올해 유통업계 핵심 이슈로 ‘초저가와 디지털 경쟁’을 선정했다. ‘싸면 고객이 찾는다’는 기조 속에 초저가 경쟁이 업태, 채널을 가리지 않고 심화된 한편, 새벽배송 경쟁이 가열되며 이커머스 격전지는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으로 옮겨갔다.
하반기에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유통시장을 변화시켰고,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하락하며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낳았다. 2019년을 마무리하면서 올해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10가지 뉴스를 살펴본다.
1 업태 가리지 않고 나타난 초저가 경쟁
온·오프라인 경쟁 심화 속에서 여러 업체들이 초저가를 위기 타개를 위한 키워드로 제시했다. 특히 부진을 면치 못하는 대형마트가 저렴한 가격으로 집객을 유도했다. 이마트는 지난 8월부터 하반기 생존전략을 초저가로 잡고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휴지, 생수같은 생필품부터 가전 등 상품 카테고리도 다양하다. 지난달까지 국민가격으로 적용된 상품은 160여 개다. 또한 대형마트 3사는 지난 9월 일제히 저가를 강조한 먹는샘물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초저가는 편의점에도 나타났다. 이마트24는 올해 민생라면, 도시락김, 화장지 등 ‘민생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CU도 가성비를 강조한 ‘실속상품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처럼 오프라인 유통업체에서 초저가로 내놓는 제품은 대부분 일용소비재인 경우가 많다. 일정 주기로 구매가 보장되는 일용소비재로 집객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한편 저가 경쟁은 온라인 업체도 예외는 아니었다. 위메프는 최저가 보상제를 론칭했다. 위메프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다른 오픈마켓이나 종합몰보다 비쌀 경우 차액을 포인트로 보상하는 서비스다.
2 이커머스로 이동한 신선식품, 신선 배송 경쟁 격화
오프라인이 주도하던 신선식품도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양새다. 대형마트의 신선식품 매출은 줄고 있는데,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업체별 배송 인프라와 물류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신선식품 배송 중 선도 유지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국내 신선식품 배송시장은 마켓컬리가 포문을 연 새벽배송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지난해 쿠팡, 현대백화점, 롯데슈퍼에 이어 올해 롯데홈쇼핑과 SSG닷컴이 새벽배송을 론칭했다. 이처럼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이 보편화되면서 신선식품 배송경쟁은 심화됐다.
하지만 신선식품은 다른 카테고리와 다르게 편리한 배송만으로 고객에게 소구하기 어렵다. 제품의 선도와 품질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이커머스 업체들은 제품 품질에 강점을 가진 오프라인 업체와 협업했다. 예를 들어 이베이코리아 경우 홈플러스, 롯데슈퍼, GS프레시의 상품을 당일배송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3 역성장 빠진 대형마트, 매장 매각해 자산 확보
대형마트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8년 1사분기부터 올해 3사분기까지 대형마트의 매출증감률 추이가 지난해 3분기를 제외하고 모두 역성장을 기록했다. 심지어 이마트는 올해 2사분기 영업손실 299억 원을 기록했다. 분기 실적 적자는 이마트 창사 이래 처음이다. 롯데마트의 3사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대비 61.5%나 감소했다.
위기에 빠진 대형마트는 현금을 확보해 재정 건전성을 강화할 목적으로 매장 매각을 선택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매장 13곳과 토지, 건물을 매각했다. 점포건물을 매각한 후 재임차해 운영하는 ‘세일즈 앤 리스백’ 방식의 자산 유동화를 진행했다. 롯데쇼핑도 롯데마트 4곳을 포함해 총 10개 매장을 포함한 롯데리츠를 상장했다.
4 유통업 전반으로 퍼진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지난 7월 4일부터 일본 정부는 반도체 핵심 소재의 국내 수출규제를 강화했다. 이어 8월 2일에는 한국을 일본의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조치에 대한 정확한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국내 소비자들은 일본 브랜드와 일본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소비하지 않고 일본 여행도 가지 않겠다는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유니클로, 무인양품 그리고 일본 맥주가 불매 대상으로 떠올랐다.
그 여파로 지난 9월 일본 맥주의 한국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99.9% 감소한 6천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0월 일본 제품의 한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이번 불매운동은 판매자가 직접 나섰다는 특징이 있다. 유통업체에서 자발적으로 일본 제품을 할인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편의점 가맹점주 중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택배 기사들이 일본 제품을 배송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5 소비자물가지수,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기록
지난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4%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통계청이 물가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5년 이래 처음이다. 9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105.20(2015=100)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마이너스 물가 원인으로 농·축·수산물과 무상 교육 정책을 들었다. 실제로 9월 품목 성질별 기여도를 보면 농·축·수산물이 물가를 0.7%만큼 끌어내렸다. 지난해에는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는데 올해는 기상 여건이 양호해 농산물 생산량이 늘어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무상 교육은 교육 부문에서 물가 하락을 야기했다.
다만 통계청은 소비 부진에 의한 디플레이션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초의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하긴 했으나 정책적, 일시적 요인의 여파라는 것이다.
6 빅3 중심으로 면세점 시장 성장
올해 국내 면세점 시장은 롯데, 신라, 신세계면세점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매출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매출 점유율 80% 이상을 빅3가 차지하고 있다. 대기업 쏠림 현상에 중소 면세점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중소업체에게 사업권을 준 입국장면세점도 매출이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사드 사태 이후 따이공이라 불리는 보따리상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했기 때문이다.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할인 행사, 마케팅 등 출혈 경쟁이 발생했고 점차 증가하는 송객 수수료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한화갤러리아면 세점63과 두타면세점은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지난달 이뤄진 시내면세점 입찰은 사상 최초로 유찰되기도 했다.
7 유통업계 업태·채널 구분 없이 물류센터 확보 경쟁
유통업체들은 고도화된 배송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존 물류센터 확장 또는 신규 증축을 실시, 물류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홈플러스는 지난 8월 온라인 물류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점포 풀필먼트 센터를 안양점, 원천점에 구축했다. 기존 점포를 활용하는 이곳은 비용, 시간을 절감하고 빠른 배송을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달 7일 용인에 수도권 통합물류센터를 열었다. 이곳은 수도권 매장과 온라인몰 물류를 담당한다. CJ ENM 오쇼핑 부문도 광주에 통합물류센터를 구축했다.
한편, 이달 말에는 쓱닷컴의 네오003센터가 네오002센터 옆에 오픈할 예정이다. 쓱닷컴은 네오003센터 오픈으로 당일배송 3만 5천 건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BGF리테일도 이달 말 경기도 일대 물류센터를 통합해 경기도 광주에 통합물류센터를 구축한다. 근무자 동선을 줄이고 매장별 상품분류가 이뤄지는 최첨단자동화 설비가 적용될 예정이다.
8 필환경에 친환경 포장, 배송 활발
반드시 필(必)과 환경의 합성어 필환경은 환경을 필수로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 트렌드가 생기면서 친환경 포장, 배송에 대한 니즈가 생겼다.
마켓컬리는 ‘올페이퍼챌린지(All Paper Challenge)’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21년까지 모든 포장재를 종이로 전환한다. 냉동제품 포장에 사용하는 스티로폼 박스와 테이프 등을 모두 종이로 바꾸는 것이다. 롯데마트는 생분해성 포장재를 선보였다.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활용한 친환경 수지로 만들었으며 자연 분해되기 때문에 분리 배출 없이 버릴 수 있다.
한편 GS샵은 일부 상품에 아이스팩 대신 얼린 생수를 넣어 배송했다. 화학성분 젤로 만들어진 아이스팩 대신 생수를 활용해 친환경 배송을 실현했다. 심지어 환경부에서도 유통·물류업계와 협업해 재사용 택배 포장재 실험에 나섰다. 환경부는 재사용 택배 포장재 배송 시범운영을 거친 뒤 결과를 분석해 앞으로 재사용 택배 포장재 사용을 확산할 계획이다.
9 글로벌 편집숍 세포라 국내 진출, 뷰티 시장 경쟁 심화
지난 10월 24일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가 삼성동 파르나스몰에 국내 1호점을 오픈했다. 세포라는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 계열로 PB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독점 판매 제품을 판매한다. 또한 뷰티 어드바이저들이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수준 높은 경험을 선사해 고객이 세포라를 찾아올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고 있다. 세포라는 같은 날 온라인몰도 열며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한편, 국내 화장품 업체들도 이에 대응했다. 올리브영은 공식 온라인몰에 맥, 바비브라운 등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를 모은 프리미엄관을 론칭했다. 또한 강남점 1층 매장을 색조 화장품 중심으로 꾸렸고 홍대입구역점을 리뉴얼해 ‘올리브영 홍대’를 오픈했다. 이곳은 구매 데이터 기반으로 꾸민 뷰티센터를 표방한다. 시코르는 주요 상권에 매장을 오픈하는 전략을 취했다. 지난 8월 명동점, 9월 홍대점을 열었다. 또한 체험형 콘텐츠를 늘려 고객들이 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10 신도시 중심 도심형 쇼핑몰 인기
지역 주민 대상 문화시설을 강화한 도심형 쇼핑몰이 신도시 중심으로 출점을 이어갔다. 신도시에는 신규 인구가 유입되고 있으나 편의시설이 없어 이러한 도심형 쇼핑몰이 지역 주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지난 9월에는 부천 남부 옥길 신도시에 스타필드시티 부천이 문을 열었다. 이곳은 인근 주민들의 취미, 교양, 자기계발 활동을 지원하는 아카데미와 영유아 대상 스포츠 강좌도 운영한다. 어린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정원, 펫파크도 설치해 이용객들의 편의를 강화했다. 같은 달, 롯데몰 수지점도 오픈했다. 아파트 단지로 싸인 상권이기 때문에 키즈, 문화, 커뮤니티 관련 콘텐츠를 강화했다. 국내 쇼핑센터 최초로 아이스링크도 배치했다. 수지점은 개점 전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동계 스포츠 니즈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아이스링크를 오픈하게 됐다. 지난 10월에는 부산 명지국제신도시에 스타필드 시티 명지가 개점했다. 바다를 볼 수 있는 정원, 어린이 체험공간 등 가족 단위 고객을 타깃으로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마련했다.
리테일매거진
2019년 12월호 Special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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