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업태별 결산 및 전망 / 백화점·쇼핑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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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이 이끈 백화점 선전
지난해 백화점은 명품과 리빙에 힘입어 새롭게 성장 기회를 잡았다. 젊은층 유입과 고가 상품 수요가 늘면서 명품에 한해 구매객수와 객단가 모두 증가했다. 다른 카테고리의 역신장은 우려되지만 2년 연속 시장 성장은 오프라인 저성장 속에서 거둔 값진 성과라 할 수 있다. 면세점은 따이공의 활약으로 고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송객 수수료, 마케팅 등 비용 문제가 발생하며 수익성 개선이 화두로 떠올랐다.
2019년 백화점은 고소득층 고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이들의 소비성향이 럭셔리 브랜드로 향하면서 전년 대비 3%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이자 30대로 성장한 베이비부머 주니어들의 백화점 방문이 이어졌다. 이들의 명품 소비가 증가했고 큐레이션 가전 등 고가 상품의 매출이 향상됐다.
하지만 백화점 시장 규모가 성장했음에도, 큰 틀에서 보면 다시 성장 국면으로 전환했다고 보기 힘들다. 명품과 리빙 외 카테고리는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업체별로도 격차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2년간의 소폭 매출 신장은 백화점 사양화 우려를 떨쳐 버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
◇소비시장 변화로 고가 명품·리빙 인기
백화점은 지난 몇 년 간 고객 감소와 상대적인 객단가 상승 현상을 겪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경우 백화점 매출을 명품이 주도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명품 카테고리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최소 13.7%(1월)에서 최고 23.6%(6월)까지 성장하며 과거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이어진 백화점 명품 전성기가 다시 도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990년대생을 중심으로 ‘플렉스(flex)’ 문화가 형성되면서 명품 소비가 눈에 띄게 급증했다. 명품의 주요 고객층은 3040세대지만 힙합 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재력이나 귀중품을 과시하는 ‘플렉스’라는 용어가 자리잡으며 20대의 명품 소비 성장세가 주목받았다. 명품을 소비하는 20대는 주로 유튜브,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를 통해 정보를 얻고 있다. 이들은 플래그십스토어나 백화점에서 남들보다 빨리 신상품을 확보하고, 우대 서비스를 받으며 기분을 내고, 인증사진를 남기는 특징을 보인다. 2000년대 초 명품 시장에서 회자됐던 과시, 동경, 모방의 순환 과정이 SNS를 통해 증폭되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백화점 업체들은 고급 패션에 특화한 전략을 강화했다. 신세계인터내셔널과 한섬의 호실적도 백화점이 패션 비즈니스를 병행하는 것이 무리가 없음을 보여줬다. 이에 갤러리아백화점도 지난해 3월부터 같은 사업에 뛰어들었다.
우선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간트(gant)’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고 올해 2월 광교점에 첫 매장을 열 계획이다. 게다가 갤러리아백화점은 2008년부터 압구정동 명품관에서만 선보였던 이탈리아 정장 브랜드 ‘스테파노리치(Stefano Ricci)’ 2호점을 롯데백화점 본점에 열었다. 추가로 해외 브랜드 론칭도 준비 중에 있다.
그러나 백화점 주요 카테고리였던 여성 패션의 매출은 급격히 감소했다. 2012년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여성 캐주얼이 차지하던 비중은 13.6%이었는데 지난해에는 9.7%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여성 정장 매출 비중도 11.6%에서 9.1%까지 축소됐다. 결론적으로 2012년부터 여성 패션의 백화점 매출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합계 1조 9천억 원의 매출이 축소됐다(도표 2 참고).
지난해 하반기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일본 브랜드의 비중이 높은 백화점 트래픽이 저조했으며, 특히 유니클로, 데상트, 무인양품 같은 캐주얼 브랜드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리빙과 명품 카테고리가 매출 공백을 메웠지만, 백화점이 패션을 핵심으로 삼고 있는 비즈니스라는 점에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도심형 쇼핑센터의 연속 출점
복합쇼핑몰 경쟁은 신세계의 ‘스타필드’, 롯데의 ‘롯데몰’, 현대의 ‘시티몰’이라는 이름 하에 포맷을 달리하며 시장을 구축했다. 지난해에는 스타필드 시티라는 소상권 중심 쇼핑몰이 확장했다. 2018년 12월 위례 신도시에 처음 등장한 스타필드 시티 위례를 시작으로 부천, 부산 명지에도 출점했다. AK 역시 홍대와 기흥에 ‘AK&’라는 상권특화형 쇼핑몰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이것은 커뮤니티형 쇼핑센터와 광역형 쇼핑센터의 중간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롯데는 롯데몰이라는 명칭을 고수하며 보다 광역형 쇼핑몰을 확장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프리미엄’ 강점 살린 백화점 전략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과 고용 시장 개선에도 불구하고 가처분소득 감소와 소비심리 부진으로 인해 올해 민간소비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는 2% 이하 상승이 예상되지만 수요 둔화로 인해 저물가 기조가 계속될 것이다. 그럼에도 명품 매출의 상승 여력으로 백화점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오프라인 업체들이 매출을 온라인 채널로 빼앗기는 구조적 변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백화점 수요를 유지해주던 식품 부문의 이탈방지가 2020년 주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롯데백화점이 발표한 사업 전략에 따르면 이들은 오프라인 유통업 혁신 키워드로 첫째, 판매 공간에서 경험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1점포 1명소화’를 꼽았다.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하고자 판매 공간의 일부를 체험을 위한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중소형 점포를 중심으로 1층에 테마형 전문점을 입점시킨다. 백화점 1층은 앞으로 문화, F&B 등 다양한 경험 요소가 가미된 복합적인 쇼핑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둘째, 주요 점포 리뉴얼을 통해 프리미엄 매장으로 개편하는 방법이다. 지난해 말 강남점에 오픈한 ‘더콘란샵’은 프리미엄 전략의 일환이며, 2021년 오픈 예정인 동탄점 역시 프리미엄 백화점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백화점이 주요 점포 리뉴얼을 통해 프리미엄 매장으로 전환을 꾀하는 데에는 명품의 매출 증가율이 크게 작용했다.
셋째, 온라인에서도 고가 명품으로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최저가 경쟁 중인 온라인 시장에서 가격보다는 해외 명품으로 고객 선택을 받겠다는 것이다. 해외 브랜드와 컨템포러리 의류 등 고가 상품군을 온라인몰에 모아,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지 않아도 상품 구매가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백화점이 가진 상품 신뢰도와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피팅 예약, 프리 오더, 배송 등 서비스를 온라인을 통해 제공할 계획이다. 출혈을 감수하기 보다는 백화점의 강점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소비 패턴의 양극화와 체험 트렌드 지속
2020년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산업을 둘러싼 소비 키워드와 환경 변화는 <도표 3>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패션시장은 합리적 소비와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글로벌 SPA가 다양한 브랜드를 투입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아웃렛과 복합쇼핑몰로 인해 객단가가 감소했다.
백화점도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를 오픈하며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영럭셔리 시장의 성장도 주목해야 한다. 소비심리 위축에도 소비 다극화로 트레이딩 업(Trading up) 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관점에서 식품시장의 고급화, 패션화, 캐주얼화 및 푸드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백화점 식품관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젊은 패션의 강세, 카페의 진화, VR 등 체험매장 확대, 중저가 라이프스타일숍 지향 같은 변화는 백화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푸드 스트리트와 SPA, 체험형 어뮤즈먼트에 강한 복합쇼핑몰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한편 엔터테인먼트 영역은 주 52시간 근무의 정착으로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강화된 워라밸 의식, 미코노미(나를 위한 소비를 뜻하는 신조어)와 결합해 1인 맞춤형, 가족 맞춤형, 취미 맞춤형 같이 다양한 형태로 자신을 위한 소비와 연결될 전망이다. 캐릭터, 키덜트 시장은 여전히 복잡한 사회의 탈출구로 확대가 예상되며, 특히 쥐의 해를 맞이해 미키마우스 캐릭터의 재등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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