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업태별 결산 및 전망 /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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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재계약 돌입, 가맹점 확보로 추가 성장 도모
근접출점 자율규제가 시작된 지난해 편의점 업계는 본격적으로 질적 성장을 위한 전략을 펼쳤다.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변화를 시도했으며,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무인 편의점이 확대됐다. 올해는 가맹점 재계약이 편의점 업계의 가장 큰 이슈가 될 만큼, 어떤 업체가 매장 수를 확보해 편의점 시장에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2019년 편의점 시장의 성장률 둔화가 현실화됐다. 통계청 발표자료를 기반으로 지난해 편의점 업계 시장 규모를 추정해보면, 전년 대비 4.5% 성장한 25조 5천억 원대로 전망된다.
두 자릿수 성장률이 무너졌고 앞으로도 4~5%대 성장률이 유지될 전망이다. 오프라인 업태 중 고성장을 유지하던 편의점 업계도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성장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업계 순위 결정할 가맹점 재계약
2019년 1월 1일, 편의점 근접출점 자율규제가 시작됐다. 2018년 과도한 출점 경쟁에 따른 가맹점 상권 보호 논란이 있었고, 결국 개점 예정지 주변 상권 입지와 특성, 유동 인구수, 담배소매인 지정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내용의 규약이 정해졌다. 근접출점 자율규제에는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24, 씨스페이스까지 총 6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로 인해 2019년 편의점의 양적 성장은 제한됐으며, 결과적으로 순증 점포 수는 자율규약이 논의되기 시작했던 2018년보다 줄어들어 2,712개로 추정된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GS25가 지난해 11월 말 기준 1만 3,899개점을 운영하며 CU와 치열한 점포 수 경쟁을 펼쳤다.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1만 점을 돌파했으며, 빅3 편의점 모두 가맹점의 수익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올해 재계약을 앞둔 편의점 가맹점 수를 3천 개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편의점 가맹 계약은 통상 5년 주기로 체결하는데, 편의점 출점이 정점을 이뤘던 2015~2017년 오픈한 점포의 재계약 시즌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2022년까지 재계약 가맹점 수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근접출점 자율규제로 인해 신규 출점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편의점 업계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특히 매장 수 확보는 시장 점유율 경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각 업체별로 상품력 강화, 서비스 차별화 등 자사의 강점을 어필하고 있다. 또한 24시간 영업 자율 선택, 재정 지원 등 상생 모델을 제시해 가맹점주의 브랜드 교체를 유도하고 있다.
GS25는 진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스토어 리노베이션(store renovation)’ 활동을 진행했다. 지금까지 7천여 점을 완료했으며 대상점 매출이 20% 신장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가맹점 인력 운영 효율화를 위해 자동 발주 시스템 구축 등 IT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CU는 가맹점에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가맹점주의 복지에 초점을 맞췄다. 점주와 함께 직계 가족에게 의료 서비스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CU 복지몰 이용, 차량정비 할인, 항공권 및 테마파크 할인 등 실생활에 필요한 제도를 구축했다. 이마트24는 사업 초기부터 유지한 로열티, 24시간 영업, 영업 위약금을 모두 배재한 3무(無) 정책을 유지했다.
◇생활·공익 플랫폼으로 진화
1~2인 가구로 대변되는 인구학적 변화와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업태 특성상 편의점에서 생활 서비스를 처리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점포에서 벗어나 각 편의점 업체별로 차별화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매장을 고객생활 편의시설로 만들어 고객이 편의점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인식하게 만들고자 했다. 또한 차별화 기반의 질적 성장이 화두에 오르면서 서비스 제공이 직간접적인 추가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GS25는 하이패스 단말기, 전자카드 판매 및 충전 서비스에 이어 지난해 8월부터 고속도로 미납 통행료 조회와 납부 서비스도 도입했다. 또한 온라인쇼핑시 신용카드가 없어 무통장 입금을 이용하는 10대를 위한 온라인쇼핑몰 결제대행 등 타깃 연령층에 맞춰 서비스를 다양화하고 있다. 게다가 전국 점포 인프라를 활용해 수령자가 점포에서 상품을 찾아가는 ‘반값택배’도 제공하고 있다. GS25는 BI까지 변경하며 플랫폼 변화 의지를 다졌다. ‘생활의 중심, 하루의 시작’을 모티브로 만든 간판에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란 문구도 추가해 생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편의점이란 사실을 강조했다.
CU는 지난해 8월 스타트업 ‘오드리세탁소’와 손잡고 세탁물 수거·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한 고객이 지정한 시간과 장소에 배송 기사가 방문해 물품을 픽업하는 홈택배 서비스도 시작하며 배송 서비스를 강화했다.
편의점은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접근성과 24시간 영업 등으로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에 편의점 업체들은 공익 활동도 전개하며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섰다. 세븐일레븐은 빅데이터 전문기업 ‘옵저버’와 함께 전국 매장 100여 개에 기상관측장비를 설치했다. 올해 3천여 개 점포로 확대할 예정이며, 촘촘한 기상관측이 가능해 지역 주민 편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드라이브인 점포 6개점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해 공익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본격적으로 확대 시작한 무인 편의점
편의점 업체들은 기술 발전, 가맹점주 상생 그리고 새로운 디지털 쇼핑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무인 편의점 사업을 전개했다. 지난해에는 새로운 기술을 장착한 ◇매장을 공개하며, 본격적으로 무인 편의점을 확장했다.
2017년 핸드페이 기반의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첫 공개한 세븐일레븐은 2018년 인공지능 결제 로봇 ‘브니(VENY)’와 자판기 형태의 ‘세븐일레븐 익스프레스’를 선보인 뒤, 시그니처의 가맹점 사업 시작을 알렸다. 지난해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전국 17호점까지 확대됐으며 오피스, 공장, 주유소, 호텔 등 다양한 상권에서 상용화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시그니처 가맹 사업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GS25는 LG CNS 사이언스파크에 테스트 점포로 선보였던 ‘스마트 GS25’를 추가 출점했다. 스마트 GS25는 안면인식 입장과 결제, 이미지 스캔 방식을 적용한 무인 편의점으로 LG CNS와 제휴해 운영했다. 지난해 3월에는 경희대학교 수원캠퍼스와 광주대학교에 스마트 GS25가 오픈했는데 기존 LG CNS 사이언스파크 매장과 다르게 KT 융합 기술원과 기술 제휴를 통해 이뤄졌다. 그리고 GS25는 지난해 10월, 뉴서울CC 골프장 내 스마트스토어 4곳을 열었다. 이곳은 유인 매장으로 운영되기도 하며 무인화해 골프장 이용객이 셀프 결제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마트24는 아마존고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는 셀프스토어를 오픈했다. 이마트24 김포DC점에는 신세계아이앤씨의 ‘저스트 픽앤아웃(Just Pick&Out)’ 기술을 도입했는데, 별도의 계산 과정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컴퓨터 비전과 센서 퓨전 기술이 고객의 쇼핑 동선을 추적하고 상품 정보를 인식한다. 그리고 고객이 상품을 들고 매장을 떠나면 클라우드 POS를 통해 상품 정보가 전달되며, 결제까지 자동으로 진행한다. 이마트24는 임직원 테스트를 거친 뒤 지난해 9월 일반 고객에게 공개했다.
◇식사와 배달까지, 업태 범위 확장
올해에도 1~2인 가구와 고령 인구 증가, 중장년층의 편의점 유입에 따른 객층 확대는 편의점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인구 변화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즉석식품의 성장 그리고 생활 서비스 확대는 편의점 업계가 주목해야 할 긍정적 변화다.
편의점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즉석식품 카테고리 확대를 위해 시식과 휴게 공간을 확보한 대형 점포를 늘릴 계획이다. 고객이 오랜 시간 체류하도록 유도하며 객단가 상승을 노려볼 수 있다. 추가로 각 업체들은 다양한 포맷의 매장 출점을 통해 파편화된 고객니즈 사로잡기에 나설 전망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7월 푸드 특화 매장 ‘푸드드림(Food Dream)’을 선보였다. 즉석식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먹거리를 갖췄으며, 식품 쇼핑이 가능한 구색을 갖췄다. 세븐일레븐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최적화된 먹거리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레시 푸드 스토어(Fresh Food Store)’를 편의점의 미래 전략으로 선정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색다른 매장을 지속적으로 출점하고 있는데, 지난해 10월에는 복합문화공간 ‘투가든(2garden)’을 열었다. 대구광역시 북구의 폐공장과 창고를 리모델링한 이곳에는 이마트24는 물론 레스토랑, 서점, 레고숍 등이 입점했다. 이마트24는 이곳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앞으로 편의점에 적용 가능한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온라인 서비스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매출과 고객 편의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트래픽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CU는 지난해 4월부터 요기요, 메쉬코리아의 부릉과 손잡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실제 CU는 배달 서비스 도입 이후 추가 매출이 발생했다. 요기요는 GS25, 미니스톱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편 편의점 업체들은 앱을 활용한 예약 서비스에도 적극적이다. GS25는 오전 11시까지 와인을 주문하면 당일 오후 6시에 점포에서 구매할 수 있는 ‘와인25’ 서비스를 제공한다. CU는 고객이 원하는 날짜, 시간, 장소에서 먹고 싶은 도시락을 구매할 수 있는 도시락 예약 구매 서비스를 시행한다.
마지막으로 밀레니얼 세대의 구매력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을 잡기 위한 편의점 업체들의 전략이 수립될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들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친환경, 사회 봉사, 상생, 애국 등 사회적 공헌도가 높은 기업에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성향을 보인다. 특히 상생은 경영주의 브랜드 이탈도 방지할 수 있어 업계의 새로운 차별화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업 성숙기에 접어든 편의점 업계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미 치열해진 경쟁과 급변하는 트렌드 속에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 따라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식품 카테고리 다양화, 생활 서비스, 배송 등 수익을 낼 수 있는 전략을 통해 가맹점주와 상생이 수반되는 성장을 이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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