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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업태별 결산 및 전망 / 슈퍼마켓

Paul Ahn 2020. 1. 6. 09:00

2020년 업태별 결산 및 전망 / 슈퍼마켓

http://www.retailing.co.kr/article/a_view.php?art_idx=3528#

 

 

마지막 보루, 신선식품 사수에 총력전

 

그동안 소비 부진과 출점 규제로 악전고투의 시간을 보낸 슈퍼마켓에 위협 요소가 하나 더 추가됐다. 온라인 식품 전문몰의 공세로 슈퍼마켓의 핵심 부문인 신선식품까지 잠식당하기 시작한 것. 이에 슈퍼마켓 업계는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과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이원화 전략을 전개하는 중이다.

 

2019년 기업형 슈퍼마켓을 포함한 전체 슈퍼마켓 시장규모는 44조 2천억 원(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 추정치)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8년 46.5조 원에서 4.8%나 감소한 수치로, 그동안 미약하게나마 2%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던 슈퍼마켓의 역신장이 본격화되었음을 예고한다. 기업형 슈퍼마켓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조사한 기업형 슈퍼마켓 4사(롯데슈퍼, GS더프레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이마트 에브리데이)의 2019년 10월 점포 수는 1,207개로 전년 동기보다 27개 감소했다. 신규 출점보다 부진점 폐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구매건수의 지속적 감소는 매출 증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그동안 슈퍼마켓 업계는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아예 오랫동안 사용해온 BI를 변경한 업체도 있었다. GS수퍼마켓은 지난해 3월 GS그룹 출범과 함께 2005년부터 14년간 사용해왔던 BI를 ‘GS더프레시’로 변경했다. 슈퍼마켓의 핵심 가치인 신선함을 부각시키고 운영 중인 온라인몰 ‘GS프레시’와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또한 체인 오퍼레이션 효율성을 높이고자 기존 3개 지역으로 편성됐던 영업조직을 단일화하고, 본부 지원 부문의 관리 및 지원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어느새 브랜드 론칭 10주년을 맞은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흑자 전환 첫 해인 2017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이를 통해 투자 여력을 갖춘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수익성이 높은 기존 임대 매장을 매입해 자가 점포로 전환했다. 또한 점포개발, 표준화, 물류 통합운영을 관리하는 개발물류 담당을 신설했다.

 

 

실속형 매장으로 투자 대비 효과 노려

 

그동안 프리미엄 슈퍼마켓 등 실험적인 포맷을 선보였던 슈퍼마켓들이 지난해에는 기본과 실속을 챙기는 쪽으로 선회했다. 대표적인 것이 불황기에 최적화된 GS더프레시의 알뜰형 점포다. 지난해 5월 일산태영점을 알뜰형 점포로 리뉴얼했는데, 400여 개의 저가형 상품을 개발하고, 농산·수산·축산 등 신선식품을 강화했으며, 대용량 상품의 페이스를 확대해 점내 환경을 시장 분위기로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GS더프레시는 알뜰형 점포를 전개하기 위해 3개월간 은평뉴타운점을 테스트 점포로 운영하며 상품구색, 판매가격, 진열 환경 개선작업을 진행한 뒤 대전송강점, 부곡점 등 4개점을 일제히 알뜰형 점포로 전환했다. 현재 알뜰형 점포 수는 총 5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2018년 8월 신선·간편식 전문매장으로 전환한 옥수점의 실적이 개선되자 전 매장을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간단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소포장 신선식품과 간편식이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신선식품, 간편식을 점두에 전면 배치하고 슈퍼마켓 고객들이 선호하는 구색을 확대했다. 한편, 슈퍼마켓 업태에서 10%밖에 안 되는 비식품은 그 비중을 더욱 압축해 전체 상품진열 면적을 축소했다. 대신 고객 동선을 넓혀 쇼핑 편의성을 높였다. 대표적인 주거 밀집 지역 점포부터 리뉴얼을 단행해 전국적으로 확대한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은 총 50개가 됐다.

 

지난해 하반기에 전환된 점포들은 매장 규모별로 상품 및 진열대 구성을 달리했다. 198㎡ 소형 타입은 2,200여 개로 상품 수를 압축하고 좁은 공간에서도 매출을 높이기 위해 우천시에도 이용할 수 있는 외부 행사매대를 별도 운영하고 있다. 397㎡ 이상 매장의 총 상품 수는 4,100여 개로 식품 구색을 대형마트의 90%까지 끌어올리고, PB와 글로벌 소싱 제품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슈퍼마켓 업태에 맞게 100ℓ 카트까지 도입했다. 홈플러스 측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으로 전환한 40개 매장은 리뉴얼 후 매월 15% 이상 매출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노후화 점포들을 중심으로 인테리어를 개선하고 특화존을 개설했다. 대표적으로 와인 전문매장, 베이커리 카페, 생활 균일가 매장 등 집객력이 높은 테넌트를 새롭게 입점시켰다. 롯데슈퍼는 전남 지역 일부 점포에 로컬 매장을 도입했다. 로컬푸드는 중간 유통단계를 없애 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롯데슈퍼는 전라남도와 손잡고 지난해 7월 풍암점에서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장한 이후 두암점과 문흥점 등 4개 점포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로컬푸드 직매장은 나주, 곡성, 화순의 140개 농가에서 생산된 460여 품목을 생산자가 직접 가격을 책정해 판매하는 직거래 방식으로 운영된다.

 

 

유통업계 배송 전쟁에 SM도 가세

 

롯데슈퍼는 해마다 뉴 포맷을 선보여 왔지만 지난해는 신규 소식이 잠잠했다. 대신 롯데슈퍼 온라인 생활권을 표방하며 롯데프레시를 위시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롯데프레시의 매출은 롯데슈퍼 온라인 전체 매출의 70%에 달할 정도로 온라인 매출에 대한 기여도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프레시는 2014년 설립 이후 매년 50%가 넘는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3개의 롯데프레시를 신설한 롯데슈퍼는 전국적으로 17개 롯데프레시를 운영, 이를 통해 수도권 및 주요도시는 온라인 주문 후 최장 3시간 내 배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도입한 ‘롯데 오토프레시 의왕센터’를 열어 주목을 끌었다. 오토프레시는 영국의 온라인 슈퍼마켓 오카도(Okado)를 벤치마킹해 국내 최초 AI 피킹 로봇 19대를 도입했다. 급증하는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노르웨이 물류 솔루션업체인 하테랜드가 개발한 ‘오토스토어’ 기술을 도입했는데, 이는 오카도에서 사용한 시스템을 소형 상품위주의 슈퍼마켓 업태에 맞게 설계한 것이다. 고효율 창고관리 시스템인 ‘GTP(Goods-To-Person) 피킹 시스템’을 이용해 센터에 있는 로봇과 피킹 작업자가 협업, 주문 처리시간을 단축시켰다. 그 결과 기존 롯데프레시 대비 출하 가능 규모와 피킹 건수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를 통해 의왕·군포·수원·안양 등 경기도 남쪽권역 약 17개점의 온라인 주문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센터 내에는 총 3천여 개의 상온상품이 7,200여 개의 상품 보관 상자에 나뉘어 있으며, 총 19대의 운반 전용로봇이 초속 3.1m로 움직여 실시간으로 상품 입출고를 담당한다. 주문을 받는 즉시 센터 안에 있는 로봇이 1차로 상온상품을 바구니에 담은 후 컨베이어벨트 라인에 실으면 냉동식품과 신선식품, 대형 상품이 순차적으로 바구니에 담기며 포장대로 이동, 포장 및 검수 후 배송되는 시스템이다. 주문 후 7분 만에 포장을 완료할 수 있다. 660~990㎡ 규모로 일반 대형 물류센터에 비하면 소형 센터이기 때문에 개설이 용이해 롯데프레시와 별도로 오토프레시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2개의 오토프레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새벽배송 주문량이 많은 상권 위주로 로봇 피킹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롯데슈퍼는 오전 7시에 배송을 완료하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온라인유통이 일제히 새벽배송 전쟁에 돌입했다. 롯데슈퍼는 2018년 2월부터 롯데프레시에서 새벽배송을 시행해왔다. 지난해에는 이를 알리는 SNS에 특화된 독특한 아이디어의 광고도 선보였다. 롯데슈퍼는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7월 야간배송 서비스를 시행했다. 이는 여름철 올빼미 쇼핑족을 잡기 위한 것으로 당일배송 서비스 마감 시간인 18시를 21시로 늘리고, 배송시간을 기존 22시에서 24시로 연장한 것이다. 야간 배송은 총 5천여 종의 상품을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배송차량으로 실시한다.

 

롯데슈퍼가 온라인 배송 서비스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온라인유통 배송 경쟁의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을 취해 눈길을 끌었다. 2018년 12월부터 물류 스타트업 매쉬코리아와 손잡고 구매한 상품을 이륜차로 배달해주는 ‘부릉 프라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부릉 프라임 서비스는 빠르면 20분 내 배송을 받을 수 있으며 소량 배송도 가능해 1인 가구도 이용할 수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배송 효율과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부릉 프라임 서비스를 도입, 이륜차 배송까지 병행하게 됐다. 90여 개 매장에서 1차 시행한 뒤 배송효율화 및 운영 안정성이 확보됨에 따라 130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한편, 지난 11월부터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되던 이륜차 및 사륜차 배송을 오후 10시까지 연장했다. 저녁 퇴근길에 장을 본 후 무거운 짐을 들고 귀가해야 하는 고객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와 손잡고 장보기 즉시 배송 서비스도 운영했다. 이는 슈퍼마켓을 자주 찾지 않는 젊은 세대 고객들을 대상으로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서울 지역 시범 운영매장인 봉천점, 신길3점, 북가좌점, 개봉점 4개점 인근 고객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요기요 앱을 통해 장보기 주문을 하면 한 시간 이내 받아볼 수 있다.

 

GS더프레시도 4곳의 온라인 전용물류센터를 통해 새벽배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온라인몰 GS프레시는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타사와 협업하고 있다. 예를 들면 GS홈쇼핑을 통해 당일배송 서비스를 도입했고, 온라인 반찬 브랜드 집반찬연구소와 손잡고 반찬 당일배송 및 새벽배송을 실시했다.

 

 

1~2인 가구 업태로 신속히 전환해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 전환을 서두르고 있듯이, 타 업체들도 슈퍼마켓의 주력 부문인 신선식품과 간편식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GS더프레시는 지난해 5월 경기도 이천시에 채소 전용 포장센터를 열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1~2인 가구의 니즈에 대응하는 채소 상품 공급을 위해서다. 포장센터는 2,244㎡ 규모에 월평균 100만 개의 상품 포장이 가능하고, 상품개발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포장센터를 통해 파트너사별로 구입해 공급하던 것을 GS리테일이 직접 통합 구매, 보관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또한 자동선별기, 세척기, 자동포장기를 활용해 균등한 품질의 상품 포장이 가능해졌다.

 

한편, GS리테일의 밀키트 브랜드 심플리쿡을 GS더프레시의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전개하기 시작했으며, 사전작업을 통해 전자레인지에 8분만 데우면 되는 홍합찜, 가리비찜의 ‘8분만에 즐기는’ 시리즈도 선보였다.

 

롯데슈퍼는 온라인 가정간편식 전문관 ‘프레시쿡’에 TV속 화제의 요리를 간편히 즐길 수 있는 밀키트 제품을 론칭했다. 롯데슈퍼는 최근 맛집과 관련된 간편식이나 식재료를 구매하는 경향을 반영해 가정간편식 전문관에 TV 예능프로그램과 관련한 밀키트를 론칭한 것이다. 더불어 ‘나만의 No.1 즉석 수제 도시락과 상큼발랄 소용량 샐러드’를 테마로 임직원을 대상으로 요리 콘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는 간편식 레시피와 전문가를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도 채소 매장에 자체 밀키트 브랜드인 ‘한끼의 고수’를 론칭해 밀키트 특화매장을 구성하는가 하면 밀키트 전문 브랜드 ‘마이셰프’를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평균 가구 형태가 된 1~2인 가구의 급증은 소량구매 및 HMR 증대, 온라인 배송 등 유통업체의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 핵심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40대 이상 주부 고객을 주력으로 운영해왔던 슈퍼마켓 업태의 환골탈태가 요구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