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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글로벌 결산 및 전망 / 미국

Paul Ahn 2020. 1. 6. 09:37

2020년 글로벌 결산 및 전망 / 미국

 

HDS의 식품 유통업 잠식

D2C·서브스크립션몰 세력 확대

 

미국 유통업체들은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자동화 서비스, 증강현실 등 신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업체들은 고정비를 줄이고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해 기술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온라인쇼핑에서는 D2C몰과 서브스크립션몰 등이 신흥 강자로 떠오른 가운데 업태 간 무한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2019년 미국 유통시장은 변혁의 시기였다. 2017년 8,500여 개 매장, 2018년 3,800여 개 매장이 문을 닫은데 이어, 지난해에도 6,500여 개 매장이 철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바니스 뉴욕(Barneys New York) 같이 역사 깊은 브랜드와 포에버21(Forever21) 같은 2000년대 유통업 호황의 상징인 브랜드까지 파산을 신고했다.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딘앤델루카(Dean&Deluca) 역시 브랜드 철수 결정을 내렸다.

 

 

슈퍼마켓 | 온라인과 HDS에 밀려 고전

 

산업분석전문기관 IBIS월드는 2019년 미국 슈퍼마켓 업계 매출을 6,546억 달러, 수익 105억 달러로 예측했다. 매출 구성에서는 식음료가 18.1%, 유제품이 12.8%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미국 슈퍼마켓의 연평균 성장률은 계속 감소하면서 2014년 1.3%에서 2019년 0.9%까지 하락했다. 향후 5년간 성장 예상률도 1%에 불과하다.

 

이러한 전망은 식품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특히 미국에서 배달 앱과 밀키트 등이 일반화되면서 소비자가 직접 마트에 가서 장을 보는 사례가 현저히 줄었다. 또한 주유소에 집중된 편의점들이 신선식품 비중을 늘리고 있고, 창고형 할인점과 슈퍼센터가 슈퍼마켓을 대체하고 있다. 이러한 외부요인 변화가 슈퍼마켓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자 미국 슈퍼마켓 1위 크로거는 운영 효율화로 수익구조를 개선하고자 했다. 2018년부터 영국 오카도의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도입한 물류센터 5곳을 열며 신선식품 경쟁력도 강화했다. 지난해 11월에는 6번째 물류센터를 위스콘신주에 열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PB 선호도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알디와 트레이더조, 리들 같은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를 더욱 선호하게 만들었다. 이에 더해 알디가 대대적으로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고급화된 매장 분위기, 상품구색 다양화, 신선식품 확대 등 소비자 친화 전략을 펼쳤다. 알디는 식품 유통시장에서 점유율을 계속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0년 주목할 요소 중 하나로 프리미엄 PB를 꼽을 수 있다. 특히 건강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유기농 중심의 프리미엄 PB가 인기를 끌고 있다. 민텔에 따르면, 이들은 일반 상품보다 프리미엄 PB를 더욱 혁신적이라고 인식한다. 게다가 밀레니얼 세대는 가치와 가성비를 중시한다. 따라서 고품질 PB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가 그들에게 소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 슈퍼마켓들은 소비자 발길을 이끌기 위해 식품 배달, 다이닝 코너, 맥주·와인 바 등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또한 아마존은 올해 새로운 슈퍼마켓을 오픈할 예정이다. 홀푸드마켓과 달리 중저가 콘셉트로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처럼 2020년 미국 슈퍼마켓 시장은 예상치 못한 변수와 함께 새로운 양상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슈퍼센터·MWCㅣ신규 출점 자제, PB 등 상품력으로 승부

 

IBIS월드는 지난해 미국 멤버십 홀세일 클럽(이하 MWC)과 슈퍼센터 부문 매출이 5,500억 달러에 이르고 수익은 207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체 매출 중 40.5%가 식음료 그리고 25.9%가 홈인테리어·가전 부문이다. 주요 소비층을 살펴보면 소득 5만 달러 이하 소비자 그룹이 차지하는 비율이 32.2%로 전년 대비 2.4%P 증가한 반면 5만 달러 이상 소비자 그룹은 2018년 29.1%에서 2019년 26.2%로 줄었다. 종합해보면 슈퍼센터와 MWC를 찾는 저소득층이 더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전반적인 경기 호조 분위기로 미국 소비자들이 예전보다 가치 중심적 소비를 추구하는 성향이 커지면서 MWC와 슈퍼센터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슈퍼센터와 MWC는 온라인 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도 열세에 있다. 아마존뿐 아니라 D2C 브랜드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참신한 제품을 선보이며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에 대비하고자 월마트는 MWC에도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 매장 ‘샘스클럽 나우’를 오픈했다. 모바일 앱으로 본인 인증을 한 뒤 입장하고, 지도에 찾는 상품을 표시해주거나 상품 코드를 스캔하면 자세한 정보가 증강현실로 나타나기도 한다. 쇼핑이 끝나면 본인의 앱에 스캔하는 것으로 결제도 할 수 있다. 이렇게 모바일 기반 언택트 마케팅이 MWC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코스트코는 고급 브랜드와 PB인 커클랜드 시그니처 상품을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매장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코스트코는 추가 매장 오픈에도 조심스럽다. 그 결과 지난해 25개 매장을 여는 데 그쳤다.

 

IBIS월드는 슈퍼센터와 MWC가 향후 5년간 연평균 1.3%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슈퍼센터와 MWC가 선사하는 원스톱 쇼핑, 저렴한 가격 등 장점은 아직까지 소비자에게 소구할 수 있는 포인트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해야 하며 온라인과의 경쟁도 향후 과제로 남았다.

 

 

백화점·드럭스토어ㅣ포맷 다변화로 위기 탈출 시도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들의 하락세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2019년 1,49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마이너스 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IBIS월드에 따르면 미국 백화점은 앞으로도 역신장이 전망된다.

 

기본적으로 백화점은 온라인 업체들보다 고정비 비율이 높다. 더구나 기술로 비용을 줄이기도 힘든 구조다. 메이시스는 2017년 68개 매장, 2018년 11개 매장을 폐점하며 전반적인 운영 효율성을 높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발길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2019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마이너스 성장했다.

 

노드스트롬은 백화점 123개점과 노드스트롬 랙 243개 점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에는 전년 대비 노드스트롬랙 10곳을 늘리며 매출이 신장했다.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에게 소구한 것이 성공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남성전용 백화점 노드스트롬 맨즈를 뉴욕에 오픈했으며, 매장은 쇼룸 역할을 하는 등 새로운 분위기로 변신을 시도했다.

 

드럭스토어 업계 경우 미국 사회의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IBIS월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3,100억 달러로 향후 5년간 평균 2.8%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월마트, 코스트코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자체 약국 서비스를 확장할 뿐 아니라 온라인 드럭스토어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또한 아마존 역시 2018년 필팩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1월에는 헬스케어 조인트 벤처 ‘헤이븐(Haven)’을 론칭했다. 즉, 시장은 꾸준한 속도로 커지고 있지만 외부로부터 새로운 경쟁자들이 유입되면서 경쟁 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월그린은 매출의 70%가 처방약에서 나온다. 지난해 월그린은 186㎡ 규모의 소형 포맷을 선보였다. 이곳은 처방약을 제공하는 약국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고 페덱스같은 소포 서비스를 부가 서비스로 선보였다. 즉 약국 서비스에 방점을 둬 면적당 판매 효율을 최대로 높일 뿐 아니라 한정된 부가 서비스만을 제공함으로 전체적인 운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CVS헬스는 지난해 일부 매장을 헬스허브로 전환했다. 휴스턴에 오픈한 첫 번째 헬스허브 매장은 수면 장애, 당뇨 치료 등 헬스 서비스를 중심으로 상품과 서비스 공간을 확충했다. CVS는 2021년까지 헬스허브 매장을 1,500개 수준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온라인쇼핑ㅣD2C·서브스크립션몰의 부상

 

IBIS월드에 따르면 미국 이커머스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5,461억 달러, 수익은 306억 달러로 마진율이 지난 5년간 평균인 4%를 넘어 5.6%를 기록할 전망이다. 기술 도입으로 비용은 줄이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기 때문이다.

 

온라인의 독보적인 성장세는 모바일 덕분이다. 언제 어디서나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면서 젊은 세대에게는 쇼핑의 표준이 됐다. 이들에게 효과적으로 소구하기 위해 이커머스 업체들은 인공지능 챗봇처럼 첨단 기술 기반 서비스들을 제공, 쇼핑 과정에서 궁금증이나 어려움을 즉각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또한 개개인의 쇼핑 도우미 역할까지 수행한다. IBIS월드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서비스 영역은 2011년까지만 해도 7%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18%까지 늘어났다. 즉 쇼핑 과정 전반적인 편의성과 정교한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켜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당기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버치박스, 스티치픽스, 트렁크클럽 같은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업체들과 밀키트 그리고 D2C업체들의 성장이 눈에 띄었다. 이들이 이커머스 시장의 신흥 모델로 자리잡으면서 월마트, 세포라 등 오프라인 기반 업체들 역시 서브스크립션 모델을 론칭하기도 했다.

 

아마존은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를 기본으로 말로 상품을 주문하는 음성쇼핑 성장에 불을 지폈고 스마트 스피커를 둘러싼 경쟁구도가 심화되고 있다. 아마존은 추가로 에코, 에코닷, 에코 플러스, 에코 쇼까지 아우르는 상품군을 확장하며 한층 발전된 스마트 스피커를 선보였다. 또한 아마존은 프라임 멤버십 기반의 성장을 실현했고 이로 인해 쇼핑에 대한 소비자 콘셉트가 완전히 바뀌었다. 아마존은 2일 배송을 기본으로 삼았으며, 이제 당일 배송과 함께 지역에 따라 2시간 배송까지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