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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처럼 등장한 제빵왕 이야기

Paul Ahn 2010. 2. 16. 19:48

영웅처럼 등장한 제빵왕 이야기

(yeongnam.com)

 

韓 최고 제빵왕은 팔봉 선생 김충복

대구서 상경 김영모, 이름걸고 大成

생크림케이크 代父 '스텔라' 김호상

그 시절 명인들 떠난 춘추전국시대

 

1885년 밥이 지배하던 대한민국, 미국 선교사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빵을 내민다. 지금과는 조금 다른 버전이다. 이들은 밀가루 반죽을 숯불 위에 구워 먹었다. 부풀어 오른 빵 모양이 소의 고환(睾丸)을 닮았다. 사람들은 이를 '우낭(牛囊)'이라 했다.

 

1902년 러시아 초대공사 베베르의 처형인 독일 여인 손탁(Sontag·孫鐸)이 러시아 공관 옆에 정동구락부를 개설하고 커피와 빵을 내밀었는데 보통 빵은 '면포', 카스텔라는 '설고'라 했다.

 

1920년대 서울 시내에는 일본인 제과점이 60여 개소. 전북 군산의 이성당(李姓堂) 1920년대 일본인이 운영하던 화과자점 '이즈모야(出雲屋)'를 인수해 발전시킨 것이다.

 

1934년 천안에서 태어난 학화할머니호두과자(창업자 조귀금·심복순),

 

1939년 경주 황남동에서 시작된 황남빵(창업자 최영화),

 

1956년 튀김소보로로 유명한 대전 성심당이 탄생한다.

 

 

자타공인 한국 최고의 제빵왕은 누구일까?

 

@단연 김충복(1934~1995)을 꼽는다.

김충복은 특이하게 홍익대 미대 출신의 엘리트. 무학자의 영토였던 한국 제빵계에서 스마트 빵의 신지평을 열어나갔다.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 나왔던 팔봉 선생이 바로 그였다. 1968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양과자연맹 일본대회'에서 '세계 평화의 종'이라는 작품으로 대회장상인 은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서울 태극당과 풍년제과 공장장을 거쳐 1983년 국내 최초로 주인 이름을 내건 제과점인 '김충복 과자점'을 개업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당시 빵집 상호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 '~ 과자점'이었다. 그가 한국 최초로 마들렌 빵을 선보인다. 하지만 지병 때문에 일찍 세상을 떠나고 그 과자점도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그의 장례는 국내 최초로 제과협회장으로 치러졌다. 그의 실력과 인품이 어땠는가를 잘 보여준 사건이다. 그의 명성은 사후에도 제자들이 빛내주었다.

 

초기 제과명장은 그의 제자가 싹쓸이한다.

2000 1호 제과명장 박찬회 화과자 대표, 권상범 리치몬드제과 회장과 서정웅 코른베르그과자점 대표다.

 

@박찬회 화과자 대표

 

@권상범 리치몬드제과 회장

경북 봉화 출신인 권 명장은 그의 수제자다. 그는 1963 18세의 나이로 대구에서 상경, 풍년제과에서 기술을 익혔고 그의 소개로 들어간 나폴레옹제과에서 제과점의 꽃인 공장장에 올랐다.

 

@김영모과자점 대표

대구를 딛고 서울로 가서 대성한 또 한 사람이 있다. 바로 김영모다. 그는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칠곡군 왜관에서 자랐다. 대구고 2학년 때 중퇴하고 대구 시내 최가네 빵집에서 기술을 익혔다. 무과수제과점 등을 거쳐 1982년 지인이 운영하던 강남구 서초동 빵가게를 인수해 김충복처럼 자기 이름을 내건 김영모과자점을 오픈해 훗날 돈방석에 앉게 된다.

 

@서정웅 코른베르그과자점 대표

 

@수형당 진병수

대구는 광복 전 북성로 미나카이 백화점 옆 이마사카(今阪) 제과점이 대구 제빵 1세대를 배출한다. 대표주자가 진병수인데 그는 이마사카를 나와 중구 남산동에서 빵 장사를 해서 번 돈을 재투자해 광복 직후 중구 문화동 2번지 교동시장 내에서 수형당을 창업해 공장빵의 신지평을 연다.

 

@대구빵의 새로운 도약대를 이룬 '스텔라 베이커리'(김호상).

스텔라는 파리바게뜨가 대구에 1호점을 낼 무렵 버터케이크 시대를 벗어나 생크림 케이크의 신대륙을 열어놓는다. 이 흐름은 자연스럽게 2000년대 초 최가네 케이크와 마들렌베이커리로 확산된다. 천하무적 스텔라가 대구의 자존심을 살려 1980~90년대 초, 대구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치고 중구 공평동 중앙초등( 2·28기념중앙공원) 옆 스텔라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광복 직후 형성된 일본식 제과제빵 문화를 대구 정서에 맞게 발전시킨 제과점이었다. 

 

 

대한민국 제과 명장

(uple.net)

 

제과 명장 1 : 박찬회 (2000) : 브랜드 - 박찬회 화과자

제과 명장 2 : 임헌양 (2001) : 브랜드 - 브래댄코(구 신라명과) , 신라명과 상임기술 고문

제과 명장 3 : 권상범 (2003) : 브랜드 - 리치몬드 과자점

제과 명장 4 : 김종익 (2003) : 브랜드 - 김종익 과자점

제과 명장 5 : 서정웅 (2005) : 브랜드 - 코른베르그 과자점

제과 명장 6 : 김영모 (2007) : 브랜드 - 김영모 과자점

제과 명장 7 : 안창현 (2009) : 브랜드 - 안스베이커리

제과 명장 8 : 함상훈 (2011) : 브랜드 - 함스브로트 과자점

제과 명장 9 : 홍종흔 (2012) : 브랜드 - 홍종흔 베이커리

제과 명장 10 : 송영광 (2014) : 브랜드 - 명장10

제과 명장 11 : 박준서 (2016) : 브랜드 - 명장시대

제과 명장 12 : 인재홍 (2017) : 브랜드 - 빵과당신

제과 명장 13 : 이흥용 (2018) : 브랜드 - 이흥용 과자점

제과 명장 14 : 김덕규 (2019) : 브랜드 - 김덕규 과자점

 

 

영남일보(www.yeongnam.com)

2020-11-20

글·사진=이춘호 음식·대중문화 전문기자 leekh@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