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밀대 1971 / 평양냉면과 녹두전
• 위치 :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 147-6
• 창업자 : 김인주
• 개점 : 1971년
여름 무더위 잡는 살얼음 육수 을밀대
마포에서 택시를 타니 택시기사가 물어본다.
“여기 근처에 맛있는 냉면집이 있다는데요. 을밀대라고 혹시 알아요?”
“네, 그 집 맛있죠. 바로 요 골목 뒤쪽으로 들어가면 있어요.”
“울 아들이 마포 지나갈 때 들려서 먹어보라는데 어느 골목인지 몰라 한 번을 못 갔어요.”
을밀대의 역사는 1971년에 시작된다. 2005년에 폐암으로 별세한 고(故) 김인주씨가 평양 모란봉 아래 있는 ‘을밀대’ 정자 이름을 따서 이 집을 차렸다. 지금은 아들인 김영길 사장이 가업을 물려받았고, 얼마 전 차린 강남점은 동생이 운영한다.
을밀대 육수는 소뼈와 무, 배, 파, 마늘 등으로 맛을 낸다. 영하 30도에서 얼려 반쯤 녹인 육수는 더위를 물리치는 데 효과적이다. 면은 메밀에 고구마 전분을 7:3 비율로 섞어 쓴다. 냉면 맛도 좋지만 수육과 녹두전도 평이 좋다.
을밀대의 녹두전은 녹두보다 고기가 많다. 녹두의 고소한 맛보다 고기 씹는 식감을 더 살린 전이다. 숙주도 없이 돼지기름으로 부쳐내 구수한 맛이 더하다. 수육은 차돌양지여서 부들부들하다. 얇게 썰어 물기가 촉촉한데 수육 위에 올려진 파채로 고기를 싸서 양념장에 찍어먹는다. 지인들과는 이 맛을 “소주를 부르는 맛”라고 부른다.
몇 년째 드나들다 보니 아쉬운 점도 보인다. 육수 맛이 기복이 심하다. 맛의 변화가 재료나 손맛 어디서 왔든 전통의 맛이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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