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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he〕틈새 트렌드에서 찾은 글로벌 유망 업종은?

Paul Ahn 2022. 7. 18. 14:26

Niche틈새 트렌드에서 찾은 글로벌 유망 업종은?

http://www.retailing.co.kr/article/a_view.php?art_idx=87#

 

가까운 미래에는 어떤 업종이 각광받을까?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야말로 시장 정체로 고민하는 기업들에게 가장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미국 비즈니스 분석 전문업체인 ‘스프링와이즈’가 발표한 글로벌 미래 유망업종 가운데 국내 시장에도 적용해 볼 만한 비즈니스 몇 가지를 소개한다.

 

샤워부스가 달린 스포츠의류 매장, 채식주의자를 위한 정육점, 청각 장애인만 고용하는 택배사 등 틈새시장의 기회는 항상 ‘역발상’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보다 더 큰 공통점은 ‘고객 감동’을 추구한다는 데 있다.  

 

 

1. 채식주의자를 위한 정육점

 

일반 ‘채식주의자(vegetarians)’부터 우유나 달걀조차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vegans)’, 육식 섭취량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플렉시테리안(flexitarians)’까지 최근 채소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육류 대용식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육류 대용식을 마치 정육점과 같은 방식으로 판매하는 매장이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헤이그에 문을 연 ‘드 베지테리시 슬래저(De Vegetarische Slager)’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정육점이다.

 

드 베지테리시 슬래저의 특색은 기존 고기 대용식과 함께 루핀 콩을 주성분으로 하는 자체 개발 식품을 판매한다는 점이다. 루핀에서 나는 콩 열매는 그 동안 가축용 사료로 쓰였으나 최근 네덜란드에서는 육식 대용식으로 개발이 활발하다.

 

드 베지테리시 슬래저는 유명 요리사와 손잡고 다양한 루핀 콩 요리를 개발하고 있으며, 육류 대체식품을 찾는 소비층과 미식가를 겨냥하고 있다.

 

최근 건강한 장수를 위해 육식을 줄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조만간 세계 곳곳의 시내 중심가에 이러한 채식주의자 정육점이 등장해도 놀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 때에 맞춰 고급 속옷을 배송해 주는 쇼핑몰

 

여성만을 위한 특별한 서비스가 등장했다.

캐나다의 ‘팬티 바이 포스트(Panty by Post)’라는 벤처회사는 고객들에게 매달 요금을 받고 정기적으로 속옷을 보내준다.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맨팩스(Manpacks)’가 실용성과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팬티 바이 포스트는 유명 디자인 속옷 업체인 ‘블러시 란제리(Blush Lingerie)’사와 독점 계약을 맺고 고급 제품과 신부용 라인을 취급한다.

 

소비자는 단품별로 주문할 수도 있고, 몇 개월이나 1년 단위로 정기 구입을 할 수도 있는데 정기 구입을 할 경우 매달 디자인이 다른 신제품을 받게 된다. 각각의 제품은 예쁜 상자에 담겨 배송되며, 1년 동안 서비스를 받는 비용은 240캐나다달러(한화 약 27만 원)다.

 

팬티 바이 포스트는 곧 남성용 속옷 정기 구매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팬티 바이 포스트의 서비스 모델은 고급 구두 정기 구매권을 판매하는 슈 대즐(ShoeDazzle)과도 유사하다.

 

 

3. ‘기내 액체 반입량 제한’에서 발견한 틈새시장

 

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최근 테러 위험이 높아지면서 비행기 탑승시 기내에 반입할 수 있는 액체 양을 엄격히 제한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여행할 때마다 어떻게 하면 규정을 어기지 않고도 필요한 화장품들을 챙겨갈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한다. 그리고 미국의 한 온라인쇼핑몰 업체가 이러한 소비자들의 고민 해결 과정에서 틈새시장을 찾았다.

 

뉴욕에 위치한 온라인 화장품 쇼핑몰 ‘3플로즈(3floz)’는 비행기 탑승시 보안점검 과정에서 화장품이나 세면용품을 압수당하는 일이 없도록 미국 TSA(교통안전청) 기준에 맞는 용기의 제품만을 판매한다.

 

지난해 2월 오픈한 3플로즈는 기초화장품부터 샴푸, 바디용품 등 다양한 화장품을 취급하는데 모두 여행 소지품으로 안전한 액체 용량인 3온스(약 85g) 이하 제품이다.

 

소용량 화장품들은 여행객뿐 아니라 값비싼 정품 구입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4. ‘팝업 스토어’? 아니 ‘투어 스토어’

 

갭(GAP)부터 루이비통(Louis Vuitton)에 이르기까지 최근 유명 글로벌 패션기업 대부분이 정규 매장을 운영하는 동시에 팝업 스토어(일정기간만 운영하는 이동식 매장)를 열어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업체가 오프라인 정규 매장을 주요 판매채널로 삼되, 팝업 스토어를 이벤트용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반해 아예 정규 매장을 두지 않고 임시 매장만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끈다.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둔 ‘클레멘스엔어거스트(Clemens en August)’는 일년에 단 두 번, 임시 매장에서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판매한다. 이 업체는 이 같은 전략을 ‘팝업’이 아닌 ‘온 투어(on tour)’라고 표현한다. 

 

클레멘스엔어거스트의 판매 전략은 계절마다 주요 패션 도시들을 돌면서 한 번에 3일씩, 최신 패션 아이템들을 판매하는 것이다. 판매 장소는 주로 현대 미술관이다.

 

미국 타임지에 따르면 클레멘스엔어거스트는 유통마진 축소를 통한 ‘저가 판매’와 ‘한정 수량’이라는 두 가지 전략을 믹스해 마니아층을 확보했다.

 

대부분의 소매업체가 고전했던 2009년에도 이 회사 매출액은 30% 성장했다.

 

 

5. 샤워실 달린 스포츠 매장

 

지난해 의류업체 갭은 피트니스 업체인 크런치(Crunch)와 손잡고 스포츠 체험형 팝업 매장을 한 달간 운영했다.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Adidas)는 이 포맷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도심 속 피트니스클럽’형 정규 매장을 일본 도쿄에 오픈했다.

 

도쿄의 조깅 애호가들이 가장 즐겨 찾는 임페리얼 팰리스(Imperial Palace) 인근에 위치한 아디다스 런베이스(Adidas Runbase) 매장은 일반 스포츠용품 매장과는 차원이 다르다. 매장에는 16개의 샤워 부스와 248개의 사물함이 갖춰져 있고, 아디다스의 운동화와 옷도 빌릴 수 있다.

 

이곳을 방문한 소비자들은 아디다스 상품들을 직접 착용하고 운동을 해볼 수 있어 가장 확실한 테스트를 거친 뒤 제품을 구입하게 되는 셈이다. 매장에는 전문직원이 상주하면서 고객들의 문의에 응대한다.

 

아디다스 런베이스의 체험마케팅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둘지는 알 수 없지만, 고객들에게 확실한 감동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데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믿을 수 있는 유명 브랜드 매장에서 스포츠와 제품에 대한 전문가 조언을 들으며 직접 운동할 수 있고, 사물함과 샤워실까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면 과연 그 앞을 그냥 지나쳐버리는 소비자가 있을까?

 

 

6. 카트리지로 판매하는 친환경 세척제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선도적 제조업체들은 포장을 줄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그 일환으로 농축액을 출시하기도 했고, 용기가 아닌 비닐 포장재에 리필액을 담아 판매하기도 했다.

 

그런데 여기서 더 획기적인 해결책을 내놓은 신생기업이 있다. 바로 리필 농축 세제액을 개발한 캐나다의 플래닛 피플(Planet People)이라는 업체다.

 

플래닛 피플이 내놓은 가정용 세척제 ‘iQ’ 라인은 식물성 농축액이 담긴 소형 카트리지다. 소비자가 구입 후 직접 희석해 사용하는 방식인데 우선 스프레이식 병에 수돗물을 담은 후 카트리지를 쏟아 넣는다.

 

선한 색상의 농축액이 물과 섞이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다 보면, 세척제 한 통이 완성되어 있다. iQ는 유리, 욕실, 거실, 다목적 용도로 4종이 출시돼 있으며 모두 친환경 무독성 성분으로 만들었다.

 

리필 농축액 제품은 포장과 플라스틱 낭비를 줄이는 것 외에도 운송비를 낮춰 연료 소비와 자동차 가스 배출을 줄인다. 이 제품들은 현재 캐나다 유기농 전문점과 미국 슈퍼마켓 하나포드(Hannaford), 스위트베이(Sweetbay)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7.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이동식 요양원 등장

 

전 세계적으로 고령층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실버 산업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인구층이 가장 두터운 베이비붐 세대(미국 경우 46~64년생, 한국 경우 55~64년생이 해당)가 노년기로 접어들면서 장기 요양시설 부족에 따른 문제점이 예상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인구통계학적 변화에서 틈새 비즈니스를 찾은 곳이 있다.

미국 버지니아에 위치한 ‘N2케어(N2Care)’사는 노인들을 보살피는 데 필요한 의료 장비와 시설을 갖춘 이동식 주택 ‘메드카티지(MEDCottage)’를 선보였다.

 

약 25~30㎡ 규모의 메드카티지 안에는 노인이나 환자들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장비는 물론, 편의와 안전에 초점을 둔 다양한 생활 기반이 마련돼 있다. 침실과 화장실, 주방은 집처럼 편안한 느낌으로 설계했고, 공기 정화시설을 갖췄으며, 체온∙혈압 등 건강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기기들이 있다.

 

또한 몸이 불편한 사람도 문제없이 외부와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영상 통화와 문자메시지 전송이 가능한 전화기를 설치했다. 전기와 수도는 레저용 차량처럼 가정집에서 끌어와 사용하며 집안 발목 높이에는 센서가 설치돼 있어 환자가 걷다가 넘어질 경우 보호자에게 자동으로 알려주게 된다. 이 외에도 환자에게 약 먹을 시간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시스템과 이동식 승강기 등이 설치돼 있어 몸이 불편한 사람이 지내는 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 

 

N2케어 측에 따르면 메드카티지 임대료는 양로원 이용 비용의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고 한다

국내 노년층 인구에게도 이처럼 새로운 방식의 편안하고, 안락한 공간을 제공하는 비즈니스는 어떨까?

 

 

8. 병원 대기의 지루함을 해결해 주는 서비스

 

종합병원 진료실이나 응급실, 혹은 수납코너에서 번호표 하나를 받아들고, 장시간 기다려 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병원에서 기다리는 데 지친 환자들을 위한 서비스가 세계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미국 ‘인퀵ER(InQuickER)’이나 ‘큐워치(Queue Watch)’에 이어 캐나다 퀘백시에 등장한 ‘테크노웨이트(Technowait)’까지 유사한 서비스들이 연이어 선보이고 있는 것을 보면 소비자들이 이러한 서비스를 얼마나 절실히 원했었는지를 알 수 있다.

 

테크노웨이트가 제공하는 ‘1-2-3-고(go)!’는 본인 차례가 올 때까지 대기실을 벗어나 다른 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된 서비스다. 병원에서 접수를 하고 일단 번호표를 받고 나면 전화가 가능한 어느 장소에나 가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환자는 상호작용이 가능한 ‘1-2-3-고’ 시스템과 연결돼 대기인수와 대기시간을 메시지로 받을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차례가 올 때쯤 제시간에 맞춰 병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

테크노웨이트는 현재 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차후 3캐나다달러(한화 약 3,400원)로 유료화할 예정이다. 또한 조만간 전화 알림 기능을 추가해 환자 차례가 오기 30분 전에 미리 알려주는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9. 청각장애인만 고용하는 인도 택배회사

 

전 세계에는 수많은 청각 장애인이 존재하지만, 정상적인 일 처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에서 청각 장애인이 가장 많은 나라 인도의 ‘미라클 쿠리어(Mirakle Couriers)’라는 회사는 경제적으로 소외된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청각 장애인만 직원으로 고용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뭄바이를 거점으로 픽업과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라클 쿠리어는 직원 교육을 중시한다. 특히 청각 장애인임에도 직업적 전문성을 잃지 않도록 옷 매무새와 행동 규범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8년 말 사업을 시작한 후 매년 가파르게 성장해 왔으며, 현재 존슨콘트롤즈(Johnson Controls), 베인 캐피탈(Bain Capital), 인디안 호텔 컴퍼니(Indian Hotels Company)를 비롯한 다수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미라클 쿠리어가 지향하는 것은 자선사업이 아니라 상업적 활동에 사회적 요소가 가미된 ‘사회적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노숙자를 마케터로 활용해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빅이슈(Big Issue)’도 이와 비슷한 맥락의 사업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