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업태별 신 성장전략
코로나19 2년 만에 국내외 유통환경은 크게 변했다. 수요 회복이 기대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원자재 폭등 및 공급난 등 새로운 문제도 발생했다. 대형 글로벌 유통업체들은 이제부터 펼쳐질 뉴노멀 시대를 향해 새로운 사업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일본 유통업체들의 업태별 움직임을 살펴본다.
〈슈퍼마켓 업계〉
일본 슈퍼마켓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델리 및 PB 구성비를 확대하면서 신선식품 가공도를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전부터 추진해온 것이나 인플레이션 상황이다 보니 보다 절실한 과제가 된 것이다. 편의점 업계는 슈퍼마켓의 농산물과 백엔숍의 잡화를 도입해 원스톱 쇼핑을 강화하는 한편, 디지털 활용 및 조직 체계 전환 등 대담한 개혁을 이어가고 있다.
◇슈퍼마켓 | 델리와 진화된 PB로 독자상품 확대
2021년 일본 슈퍼마켓 업계는 실적 감소는 물론, 이익까지 대폭 감소한 기업이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2019년과 비교해보면 매출, 이익 모두 아직 높은 수준이다.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슈퍼마켓 업계 전반적으로 비슷한 경향이다. 코로나19로 내식 수요가 증가하고, 지난 5월 골든위크를 기준으로 흐름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기업이 많다.
매출은 증가했으나 이익 확보는 어렵게 됐다. 상품 조달 비용이 증가했고 전기요금이 전년 대비 1.5배 증가한 달도 있다. 연간 수억~수천억 엔의 전기요금 증가가 예상되는데 에너지 절감 대책은 한계가 있다. 상품 조달 비용이나 광열비 상승, 엔화 약세는 일개 기업의 노력으로 어쩔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외부 요인에 좌우되지 않고 건설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경비 억제 방안도 있다. 점포 오퍼레이션을 효율화하는 것이다. 자동발주 시스템이나 셀프계산대를 도입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이유다. 또한 한때 도입이 중단됐던 전자가격표도 기술 혁신을 거쳐 다시 보급되고 있다. 라이프코퍼레이션은 이번 기 수도권 전점에 전자가격표를 도입하고 매가 변경 작업을 줄였다.
하지만 이른바 DX로 업무를 효율화해도 이익을 창출하는 원천은 판매에 있다. 각종 비용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각사는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마진이 높은 상품을 중점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어디서든 구입할 수 있는 NB로는 가격경쟁을 피할 수 없다. 마진을 높이기 위해 오리지널리티가 높은 상품을 취급해야 한다.
◇신선·델리, SPA화로 이익 창출
델리 부문은 코로나19 초기에 고전했으나 2년 차부터 반전해 미래 성장까지 기대할 수 있는 유망 카테고리로 복권했다. 델리 구성비를 높이는 것은 이익을 확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매출 규모도 증대할 수 있어 슈퍼마켓의 중요한 전략이다. 슈퍼마켓 업계 통계를 봐도 델리 매출 규모는 수산을 상회해 축산 부문에 임박하고 있다.
USMH에서는 델리 부문의 마진이 신선식품 각 부문보다 높다. 차별화 부문인 동시에 수익의 핵심이므로 델리 구성비 증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즈미는 슈퍼마켓 사업을 향후 성장전략의 중핵으로 상정하고 델리로 확보한 수익을 가격 소구의 원천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슈퍼마켓 업계는 신선식품 가공도를 높이기 위해 이전부터 신선식품의 델리화를 진행해왔다. 농산 부문의 샐러드나 커트 과일, 수산 부문의 초밥, 생선 반찬, 축산 부문의 미트 델리 등이 그것이다. 이는 슈퍼마켓의 주력 상품인 신선 3품으로 간편 니즈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인데 부가가치와 마진율도 높다. 하지만 델리든, 신선식품이든 인력이 투입되는 상품화 작업을 점내에서만 진행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프로세스센터(PC)를 정비해 공급 체제를 구축하거나 도미넌트 지역(집중 출점지역) 경우, 모점에서 작업해 위성점에 공급하는 식으로 개선해야 한다.
프로세스센터 활용은 상품화의 폭을 확대할 뿐 아니라, 외부에 위탁했던 가공작업을 내재화해 이익을 높일 수 있다. 야오코는 이번 기에 프로세스센터에 감자 손질 기계를 도입해 산지에서 직송된 원물을 직접 가공처리할 수 있게 됐다. 품질 향상과 비용 절감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주력상품인 감자 샐러드 매출을 1.5배 높인다는 계획이다.
라이프코퍼레이션은 수도권 내 구리하시PC(사이타마현)에서 가공한 정육과 가조PC에서 가공한 채소를 한 세트로 묶은 야키니쿠 세트 시리즈를 선보였다. 프로세스센터들을 연동시켜 오리지널 상품 개발의 폭을 한 단계 더 넓힌 것이다.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존 점내 처리공정을 늘리는 방법도 있다. 요쿠베니마루는 참치 초밥 품질을 높이기 위해 매입 형태를 개선했다. 이를 통해 점내 처리공정이 늘었으나 원가 절감과 품질 향상으로 이어졌다.
신선·델리 PC 이외 그룹에서 농장이나 일배식품 공장을 운영해 식품의 SPA(제조소매일괄)화를 꾀하는 움직임은 이전부터 있었다. 이번 기에는 USMH가 식품 공장에서 공급하는 자사 브랜드 채소를 전개하기 시작했다. 수익과 오리지널리티를 높이는 수단으로써 SPA형 상품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PB는 가격에서 라이프스타일 지향으로 전환
소비자의 절약 의식이 높아지면 PB나 저장용 상품을 중심으로 저가 상품을 확충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응이었다. 앞으로도 가격 대응은 계속되겠지만 그 한편으로 자사에만 있는 것, NB와 다른 가치를 제공하는 PB로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
PB 개발 콘셉트는 이미 NB의 저렴한 버전에서 벗어났다. 독자적인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가격보다 라이프스타일 요소를 중시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라이프스타일 요소란 어떤 사람은 중시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의미가 없을 수 있는 가치 기준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당질 제거, 저염, 비건, 유기농 등 라이프스타일 요소는 다양하다.
이러한 상품은 가격, 맛뿐 아니라 다른 가치들이 구매결정 판단의 기준이 된다. 특정 가치를 지닌 상품을 카테고리를 아우르며 전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매업 PB는 NB보다 우위에 있다. 어느새 라이프스타일 기준의 상품개발은 PB개발의 주류가 됐다. 이온의 톱밸류는 스탠다드의 적색 라벨 중에서 각각의 라이프스타일 기준을 갖는 서브 시리즈로 분화되고 있다. 라이프코퍼레이션은 자연주의 지향의 PB ‘바이오랄’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찍이 KY(카카쿠 야스쿠 ; 가격을 싸게)를 내세우고 있는 세이유도 이번 기에 저렴한 가격과 맛 그리고 생활을 제안했다. 가격뿐 아니라 가치를 강조하고, NB의 저렴한 버전으로서의 PB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독자상품으로 브랜드 작업을 재구축해 각사 공히 PB 비중을 높이고 있는 중이다.
〈편의점 업계〉
◇편의점 | MD, 디지털, 조직 등 대담한 개혁 중
세븐일레븐, 훼미리마트, 로손의 2021년 가맹점 매출 및 체인 본부의 실적은 전년을 상회했다. 그리고 2022년 대형 3사는 편의점 업태의 재성장을 목표로 새로운 전략을 발표했다. 체인 전점 매출은 3사 모두 전년을 상회했다. 특히 훼미리마트는 체인 본부 설립 40주년을 맞아 대형행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한 결과, 전점 매출 성장률이 2.8%를 기록해 3사 중 가장 높았다. 기존점 매출 성장률도 3.3%로 세븐일레븐 0.7%, 로손 1.1%보다 월등히 높다. 하지만 3사 모두 코로나19 전인 2019년 전점 매출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올해는 체인 본부가 코로나19 전을 기준으로 삼아 결과적으로 편의점 업태의 향후 성장 여력을 증명하는 해가 될 것이다.
◇슈퍼·다이소 상품 도입해 객단가 향상 기대
편의점 업태는 만성적으로 객수 감소를 객단가로 충당해왔다. 그러한 경향이 코로나19를 거치며 더욱 두드러졌다. 외출을 자제하면서 한 번에 쇼핑할 때 많은 상품을 구입해 객단가가 향상됐다. 그러나 2022년에는 객수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객단가뿐 아니라 객수 향상을 위해 세븐일레븐에 가야 할 동기를 유발하는 시책을 강구했다. 그동안 세븐일레븐은 일관되게 고부가가치 상품개발을 추진해왔다. 그 상품을 대형 이벤트와 연동시켜 목적형 내점을 높이는 전략을 취했다. 예를 들면,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 여행까지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벤트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역 페어를 기획했다. 그 1탄이 2022년 1월 11일부터 실시된 홋카이도 페어였다. 그리고 3월 15일 규슈 페어와 6월 1일 하와이 페어를 진행했다. 이런 식으로 12월까지 이벤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의 객단가 대책은 농산과 일용잡화를 확충하는 것이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쇼핑을 마치는 원스톱 쇼핑 니즈가 높아져 편의점에서도 농산물이나 일용잡화를 찾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이토요카도의 도움을 받아 ‘얼굴이 보이는 채소’를 취급하기 시작했다.
가나가와현을 중심으로 약 2천 개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얼굴이 보이는 채소는 8월 말 4,700개점으로 확대됐다. 일용잡화는 다이소 상품을 도입했다. 시범적으로 곤돌라 3개에 전개한 점포도 있지만 전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곤돌라 1개(4단 짜리)씩 2만 점에 도입했다. 현재는 매대 확대 가능성을 포함해 고객의 반응을 살피는 중이다.
세븐일레븐의 주력 차별화 전략은 온라인에서 주문하면 가장 가까운 점포에서 배송해주는 온라인 편의점 ‘7나우’다. 7나우의 전점 확산은 매출과 이익 확보가 명확하므로 당초 계획인 2025년에서 1년 앞당겨 전국에 제공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2017년부터 온라인 편의점이라 부르며 홋카이도 삿포로시와 인근 지역에서 시범운영했고 히로시마시와 그 주변으로 확대해 도쿄에도 본격 도입됐다. 2021년 1,200개점, 2022년 5천 개점, 2023년 1만 2천 개점, 2024년에는 특수입지를 제외한 약 2만 개점에 7나우를 도입할 예정이다.
온라인 편의점은 구입품목 수가 점두 판매보다 2.8배, 객단가는 3.1배 더 높은 경향이 있다. 1인당 총 구입액은 온라인 편의점을 이용해도 기존 점두 구입이 감소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훼미리마트는 2022년부터 3가지 사업을 전개해 3년 내 수익을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첫 번째 사업은 광고 미디어 사업이다. 디지털 사이니지 설치로 점포 미디어화를 가속화하는 중인데, 2022년 6월 말까지 3천 개점에 도입해 내점객과 접촉 가능한 미디어를 구축하고 있다. 그 이후에도 가능한 전 점포에 디지털 사이니지를 설치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금융 사업이다. 고객 기반과 훼미페이를 활용한 금융 관련 사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훼미페이 익월 지급과 훼미페이론을 수익화하는 동시에 ATM이나 수납 대행 서비스를 포함해 금융 관련 사업을 육성하는 중이다. 세 번째 사업은 디지털 커머스 사업이다. 훼미리마트의 점포망이나 배송망, 상품 등 기반을 살려 점포를 기점으로 실현해간다. 이들 신규 사업을 가속화시켜 획득한 수익을 점포에 재투자해 편의점 사업을 강화하는 성장의 선순환 고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로손은 가맹점 수익 향상을 목적으로 2022년부터 신규 콘셉트로 지역밀착과 개인 고객·개별점 주의를 내걸었다. 예를 들어 도쿄역 인근 빌딩뿐 아니라 호텔, 번화가, 주택가 등 다양한 입지에 로손 매장이 있는데, 그 매장들을 모두 평준화할 수는 없다. 각 지역이나 입지에 맞는 점포 만들기와 고객에 맞는 판촉을 시행할 계획이다.
그 연장선 상에서 홋카이도와 인근 지역에 컴퍼니제(사업부 독립체제)를 도입한다. 점포개발, 상품개발, 마케팅 등을 직접 정하는데 홋카이도는 지역상품 판매(지산지소)를 포함해 엔터테인먼트도 충실히 할 예정이다. 2023년까지 전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컴퍼니제는 과거 전국에 점포를 전개하는 유통업체들이 실시한 바 있다. 로손 또한 시행한 경험이 있다. 본부의 권한에 집중하는가, 각 지역에 분산하는가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하지만 현재 로손은 장점이 더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쇼핑센터·GMS 업계〉
◇쇼핑센터는 전환기, GMS는 양사 고전
일본 쇼핑센터 업계는 전환기를 맞으며 신규 출점이 정체된 상태다.
기존 시설을 리뉴얼하며 개장한 사례는 있지만 세븐앤아이홀딩스가 ‘아리오’라는 이름으로 출점한 쇼핑센터는 지난 2016년에 개점한 세븐파크 아리오하쿠가 마지막이다.
그 외에도 지난해 11월에 오사카부 마츠바라시에 개점한 세븐파크 아마미 하나뿐이다. 카인즈가 2020년 11월에 사이타마현 아사카시에 개점한 쿠미마치몰 아사카의 부지에 아리오가 건설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개발이 중단되면서 카인즈가 계획을 이어가 이토요카도가 테넌트로 출점했다.
한편, 쇼핑센터 최대 개발업자 이온몰도 커다란 전기를 맞았다. 2025년까지 출점 계획은 중국 7개, 아세안 11개의 18개를 계획하고 있으나, 일본에서는 이번 기에 2개뿐이다. 2023년 이후 계획은 구체적인 수치를 공표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에는 나고야시에 처음 오피스를 병설한 이온몰 나고야 노리타케가든을 선보였다. 내년 가을에는 피콕스토어 지유가오카점(도쿄)과 다이에 요코하마니시구치점 철거부지에 상업시설을 개점할 예정이다. 또한 2025~2026년에는 온라인 풀필먼트센터 병행 점포도 출점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도심 협소 입지 쇼핑센터 개발이 필요하다. 교외에 전문점을 중심으로 한 기존 방식의몰 개발이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한편, 종합슈퍼(GMS) 실적은 코로나19에 의한 의류 부진을 식품이 상쇄하고 있는 실정이다. 2022년 2월기 이온리테일 결산은 매출 1조 8,173억 엔, 영업손실 85억 엔, 경상손실 155억 엔, 당기손실 206억 엔이었다. 이토요카도는 매출 1조 386억 엔, 영업이익 16억 엔, 당기손실 112억 엔이었다.
〈백화점 업계〉
일본 백화점 업계가 처한 현실은 매우 심각하다. 일본백화점협회 조사에 따르면, 백화점 매출은 1991년 9조 7,130억엔으로 정점을 찍은 이래 추락을 거듭해 코로나19 타격을 입은 2021년에는 4조 4,182억 엔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황이다. 때문에 백화점 업체들은 회복을 위해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높아지는 건강에 대한 관심과 코로나19로 촉발된 새로운 생활양식을 계기로 드럭스토어 업계의 움직임은 크게 두 가지 조류로 나뉜다. 하나는 지역 원스톱 니즈에 대응하는 식품 강화형 푸드앤드럭, 다른 하나는 조제를 포함한 헬스앤뷰티에 특화한 포맷이다. 입지 특성이나 지역 니즈에 따라 편의성과 전문성이 갈리는데 실제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편의성과 전문성 모두를 갖춘 원스톱 쇼핑을 제안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백화점 다음 세대를 위한 신규 사업모델 모색
2021년 일본 백화점 대형 5개사 매출은 팬데믹으로 인한 휴업 및 영업시간 단축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던 2020년에 대한 기저효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다카시마야와 소고·세부를 제외하면 흑자 전환했다. 2021년 4월 시작된 결산기부터 전면 적용된 매출 계상에 관한 ‘수익 인식에 관한 회계기준’ 영향으로 3월기 결산인 미츠코시이세탄의 매출은 반감했지만 신 기준 적용 전 매출을 나타내는 총액매출과 비교하면 실질적으로 20% 가까이 증가했다.
이렇듯 백화점 매출이 회복되고 있다. 올해 5월 기존점 매출은 한큐한신백화점이 약 3배, 미츠코시이세탄이 약2배 성장했다. 긴급사태선언으로 휴업이 있었던 지난해 5월에 대한 반동으로 외출이 늘고 여름 옷이나 주얼리 같은 고가상품 매출도 호조세를 보였다. 2022년 실적은 다카시마야 등 2월기 결산 기업은 매출이 신 기준 영향을 받았지만 실질적으로 전사에 걸쳐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J.프론트리테일링(이하 JFR) 산하의 다이마루마츠자카야 백화점은 국제회계기준(IFRS)을 채택해 신 기준 영향을 받지 않았다.
◇고소득층 및 고액 소비 정조준
일본 백화점 업계가 취하는 첫 번째 전략은 백화점 본래의 강점을 살려 고소득층 등 고액 소비를 하는 우량고객 대응전략을 강화하는 것이다. 미츠코시이세탄홀딩스는 이번기부터 시작한 중기경영계획에서 ‘고감도 고품질 소비 확대’를 중점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고품격, 풍요로운 생활을 원하는 고객의 소비를 ‘고감도 고품질 소비’로 정의하고 신주쿠점과 니혼바시점을 중심으로 각각 패션과 전통·문화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개인 외판사업도 연동하고 외판 영업원과 바이어, 점두접객 직원이 하나가 돼 디지털 기술을 활용, 고객니즈에 대응한다. JFR은 2021년부터 시작한 중기경영계획에서 ‘프라임 라이프 전략’을 발표했다. 풍요로운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안을 강화하고 우량고객 기준을 확대했다. 코로나19 중에도 호조세를 보인 럭셔리 브랜드나 보석, 시계, 미술품 같은 중점 카테고리를 온라인과 오프라인 점포 쌍방으로 확장해 외판 매출 목표를 2천억 엔 규모로 잡았다.
두 번째 전략은 백화점 회생을 위해 다음 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다카시마야는 백화점을 핵점포로 쇼핑센터화를 추진하고 있다. 2018년 니혼바시점에 전문점 빌딩의 신관 등을 병설한 니혼바시다 카시마야 SC를 선보였다. 이 외에도 입지에 따라 백화점과 전문점의 비율을 조정하고 있다. 다치가와다카시마야 SC는 백화점 구역의 영업을 내년 1월 말에 완료하고, 전문점을 집적시켜 같은 해 가을에 리뉴얼 오픈할 예정이다.
상품정책으로는 의류를 재구축하고 있다. 주요 거래처 와 협력해 생산이나 시책과 연동한 상품, 비백화점 상재 등 상품 다양성을 모색하고 있다. JFR은 중점 카테고리를 확대하는 한편 독자 편집매장 및 여성복 존을 줄이고 라이프스타일형으로 전환했다. 예를 들면 화장품부터 뷰티, 웰니스 등으로 콘텐츠를 재편, 확장했다.
엔터테인먼트 등 체험형 신규 콘텐츠도 도입했다. 마츠자카야 나고야점은 2023년 중에 이러한 신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환할 계획이다. 한편 인력 구조조정으로 비용 및 수익 구조를 개혁하려는 노력은 전사 공통된 움직임이다.
◇디지털 전략 가동
한 가지 더 각사가 힘을 쏟고 있는 분야가 디지털 전략이다. 미츠코시이세탄홀딩스는 식별 고객 저변을 확대, 앱을 통해 개별 고객으로 연결시켜 구입액과 빈도를 높이는 CRM 전략을 펼치고 있다. 타 업태와 비교해 늦은 감이 있는 온라인 비즈니스도 각사 공통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분야다.
JFR 산하의 다이마루마츠자카백화점은 오프라인 점포와 디지털 융합(OMO)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올해 3월에 화장품인 데파코가 온라인 기능을 부가해 OMO 사이트로 재탄생했다. 1월에는 미술품 사이트 아트빌라를 개설했다. 활발한 이벤트 전개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외판 고객 대상으로도 전용 사이트를 론칭했다. 2023년 JFR은 온라인 경유 매출 목표를 400억 엔으로 상정하고 있다. 다카시마야도 599억 엔으로 확대했다. 독자상품을 개척하는 것 외 화장품을 중심으로 온라인 전용 센터에서 출하를 개시했다.
향후 과제는 고전하고 있는 중간 가격대 상품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고가 소비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는 것은 좋지만 완전히 돌아설 수는 없다. 또한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인바운드(방일 외국인 고객) 매출을 어떻게 재구축할 것인가도 과제다. 6월부터 입국이 재개됐지만 본격적인 회복은 아직 요원하므로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드럭스토어 업계〉
식품·HBC 특화형에서 원스톱형으로
식품강화형 점포를 전개해온 코스모스약품이 조제를 강화하고, 조제병설형으로 전문성을 추구해온 스기약국은 지역에 따라 신선식품 취급을 늘리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라 불리는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업종·업태를 불문하고 건강과 미용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요즘, 드럭스토어가 진정노려야 하는 것은 푸드앤드럭이라기보다 신선식품 및 델리의 깊이를 추구하는 것이며, HBC형은 지역의 의료·개호 서비스에 전념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전개하는 대형 업체일수록 특히 편의성(신선식품)과 전문성(조제, 개호)의 양립을 목표로 독자적인 상품 및 서비스, 체험, 연결성을 갖는 원스톱 제안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이유는 하나다. 초고령사회에서 고객 접점을 확충하기 위해서다. 코스모스약품과 스기약국도 원스톱 쇼핑 내점빈도를 높이기 위해 조제나 신선식품 취급을 위시해 편의성을 제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업태 간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세이유나 이토요카도가 OTC(일반의약품)나 건강식품을 제안하고, 슈퍼마켓 오케이가 조제약국을 직접 운영하는 등 경합 업태들이 조제 부문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슈퍼마켓이 식품 이외 분야에서 건강 제안을 한다면 OTC나 조제가 될 것이다. 실제 지방에서는 4~5년 전부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조제 및 신선식품에 착수한 웰시아홀딩스
업계 1위 업체인 웰시아홀딩스는 진화형 매장을 확대하는데 여념이 없다. 전문성 추구, 업무 효율화 철저를 과제로 삼고 있는데, 전문성 추구를 위해 조제병설 가속화를 최우선 항목으로 꼽고 있다. 그룹 내 모든 기업의 조제병설 비중을 조기에 홀딩스 수준(전기는 76.2%)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지사와 지역 운영으로 지역성을 강화하고 있다. 토요일 운영 약국이나 지역 내 재택의료 서비스 참여, 지자체 및 지역의료와 연계해 인구 과소지역 출점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서 초고령사회의 집객을 위시해 단지 조제를 축으로 한 처방약 취급에서 벗어나 지역민의 일상생활이나 그 후 재택의료·개호에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최종 목적임을 알 수 있다.
식과 건강, 뷰티에 더해 소모품 등 생활필수품까지 갖춰 일상생활 부문을 폭넓게 관할한다. 필요할 때는 의료·개호라는 전문영역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원스톱점포, 그것이 동사가 지향하는 조제병설형 점포다. 한편에서는 신선식품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에 개점한 이온타운 마쿠하리니시에 핵점포로 입점해 슈퍼마켓 수준의 농산, 축산, 수산을 전개하고 있다.
츠루하홀딩스도 웰시아홀딩스와 마찬가지로 내점빈도 증대방안으로 라인로빙에 의한 조제 및 신선식품을 확충하고 있다. 2022년 5월기 3분기까지 조제 부문 실적에 대해 신규 개점 62개점에서 매출 766억 9,400만 엔, 전기대비 13.1% 증가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마진율도 개정영향은 받았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화장품과 일용품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서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금기 중 조제 점포 수를 30%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신입을 포함해 조제사 채용에만 혈안이 돼 있을 뿐, 채용 후 지역의료 종사자와 연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육성하는 데는 관심이 적다. 이는 향후 조제사업을 확충하는 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한편, 독자적인 HBC형 포맷을 확립하고 있는 마츠키요 코코카라&컴퍼니는 ‘고객의 라이프 스테이지에 따른 가치 제공’을 중점 정책으로 내걸고 있다. 상대적으로 도심에서 점포를 전개하고 있는 동사는 독자적으로 뷰티 제안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면으로는 고객 접점의 장으로써 조제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2022년 3월기 조제사업 매출은 1,436억 엔(약국 수 856개)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현재 건강 지원 약국 144개, 지역 연계 약국 75개를 필두로 전문성 추구 정책은 착실히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일찍이 모바일앱 등 디지털에 의한 고객 접점 구축도 추진해 현재는 웹이나 모바일앱 매출이 2,470억 엔으로 전년 대비 1,120억 엔이나 증가해 급성장했다. 오프라인과 디지털 융합 플랫폼 구축으로 편의성과 전문성을 종합적으로 제안하는 것이야말로 동사가 추구하는 점포다.
◇신선식품 전개하다가 원점 회귀도 속출
드럭스토어 특화형 점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조제와 신선식품의 양쪽에 주력하는 기업은 적지 않다. 쿠스리노아 오키홀딩스나 카우치약국, 후지약국, 크리에이트SDHD 등 상위 10개사 모두 양쪽을 추구하고 있다. 드럭스토어 업태의 기본은 전 카테고리를 갖춰 일상을 포괄할 수 있는 원스톱 제안을 하는 것이다. 단, 도심형과 교외형은 고객 니즈가 다르다. 신선식품을 도심형에서 전개한 결과, 보다 높은 수준의 관리가 요구돼 원점으로 회귀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슈퍼마켓과 드럭스토어 양 업태를 전개해온 바로홀딩스는 슈퍼마켓의 고객만족 향상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신선한 상품을 제공해야 하며, 드럭스토어는 조제를 포함한 HBC로의 특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지론이다. 이렇듯 인구 과소지역이 아닌 이상 신선식품에는 높은 관리 수준이 요구되므로 특히 도심에서는 콘셉트 수준에 그쳐서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 향후 신선식품, 조제에 요구되는 기대치는 더욱 높아져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상품과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업계 과제가 될 것이다.
〈홈센터 업계〉
일본DIY·홈센터협회에 따르면 2021년 홈센터 매출은 4조 760억 엔. 4조 엔을 눈앞에 앞두고 있던 홈센터 시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콕 특수 및 감염예방 관련 수요가 확대돼 2020년 일거에 4조 엔을 돌파, 4조 2,680억 엔이 됐다. 2021년 매출은 기저효과로 4.5% 감소했으나 올해는 호조세가 예상된다. 최근 홈센터 업체들은 전문가용 포맷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홈센터 특수는 끝난다, 전문가용 업태 약진
홈센터 13개사의 2월·3월기 결산 실적을 보면 매출(일부영업수익)은 전년과 비교 가능한 전 10개사 모두 감소했다. 카인즈는 증감률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전년 4,854억엔 대비 0.6%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도 DCM홀딩스를 제외한 9개사가 감소했다.
상장 12개사의영업이익률은 2020년 6.7%에서 2021년 5.9%로 하락했다. 그러나 2022년은 각사 호조세가 예상된다. 금기부터 수익 인식에 관한 회계기준 등을 적용하며 증감률을 발표하지 않은 기업이 있다. 동 기준을 적용하면 일반적으로 매출이 감소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증수증익을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 영업이익률도 6.1%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매출 증가가 코로나 특수로 인한 것이었기에 2021년 매출 감소는 예상된 것이었다. 2019년까지 시장 규모가 3조 9천억 엔 대로 추정되고 있었지만 2020년 4조엔을 돌파한 것은 홈센터가 재해·위기에 강한 업태라는 점과 풍요로운 일상생활을 위한 상품구색으로 소비자에게 높은 점수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카인즈는 도큐핸즈와 시너지 높여 상품개발에 매진
올해도 매출 1위는 카인즈다. 동사는 2022년 3월 말 도쿄핸즈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도큐핸즈의 2022년 3월기 매출은 코로나19로 고전해 567억 엔이었는데, 단순 합계 매출 5,393억 엔으로 업계 최초 5천억 엔대의 홈센터가 탄생했다. 도큐핸즈 편입은 상품개발 면에서 의미가 크다.
도큐핸즈는 매장 담당자의 제안으로 독자적인 상품을 구색해 소비자 지지를 얻고 있다. 카인즈의 PB 아이템 수는 1만 3천 개다. 아이치현과 수도권에서는 PB를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용품에 특화한 도심형 소형점 ‘스타일팩토리’도 출점했다. 올해 6월에는 제조사 33개사와 협업해 한정 디자인 상품 중심의 독자상품을 판매하는 ‘아틀리에 카인즈’를 개최하는 등 독자상품 개발에 적극적이다.
아직 도쿄핸즈 매장에 큰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지만 도쿄핸즈 점포명에서 도쿄가 빠진다. 향후 양사의 상품개발 과정에서 어떻게 협업이 진행될지 주목된다.
◇DCMHD는 경영 통합 후 DCM으로 점포명 통일
DCMHD는 2023년 2월기에 영업수익으로 4,951억 엔(전년 대비 11.3% 증가), 영업이익 310억 엔(1.1% 증가)을 기록해 호실적을 전망하고 있다. 이는 올해 3월에 온라인 사업회사인 익스프라이스 인수에 의한 것으로, 실질적으로 매출은 횡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출점은 홈센터 2개, 전문가용 포맷 호다카 7개, 소상권형 홈콘비니점인 DCM니콧토 3개를 계획하고 있다. 호다카는 기존점 매출이 7.7% 증가하고 매출은 17.8% 증가한 199억 엔으로 200억 엔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사적으로 아직 구성비는 낮지만 신규 출점을 늘려 프로숍 업태 강화를 꾀할 방침이다. 올해 9월 점포명을 DCM으로 통일했다. 2006년 9월 당시 카마, 다이키, 호마쿠 3사가 경영통합한 지 16년 만의 일이다. 향후 DCM 브랜드로 통합할 예정이다.
◇코난상사는 타사에 PB 공급해 영향력 확대
코난상사는 2023년 2월기에 타사 폐점 자리에 출점하는 방식으로 그룹 전체적으로 30개점 이상을 출점할 예정인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전문가용 매장이다. 영업수익은 4,477억 엔(3.9% 증가), 영업이익은 260억 엔(0.6% 증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사는 2026년 3월기를 최종 연도로 하는 제3차 중기경영계획으로 매출 5천억 엔의 수직상승을 노리고 있다.
중점 전략으로 PB상품 개발전략, 점포 업무 효율화 전략, 인재전략, 포맷전략, 점포 디지털 전략의 5가지를 설정했다. PB 비중은 2022년 2월기는 연결 결산에서 36.7%로 상승했다. 외부 업체에 PB상품 공급을 추진해 간사이슈퍼마켓와 동 업태인 히라세홈센터, 난바홈센터에 이어 올해 4월부터 슈퍼밸류, 엔쵸에도 공급하기 시작했다. 포맷 전략으로는 도심형 점포 출점이나 전문가용 업태와 홈센터 업태의 하이브리드(일체형) 점포출점을 추진하고 있다.
◇코메리는 건축·작업현장 대상 전문가용 업태 개발
코메리는 2023년 3월기에 영업수익 3,850억 엔(2.4% 증가), 영업이익 286억 엔(2.4% 증가)을 내다보고 있다. 신규 출점은 파워 10개, 코메리프로 5개, 하드앤그린 17개로 총 32개점을 계획하고 있다. 동사는 매장면적 1천㎡ 이하의 하드앤그린에서 전문가 수요에 대응해왔다. 건축·작업 현장에 특화한 전문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가 업태를 개발하고 점포 수를 확대하고 있다. 2022년 3월기에
동 업태 기존점 매출은 7.2% 증가로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어 향후 성장전략에 중요한 축이 될 것이다.
◇아쿠랜드사카모토는 아쿠랜드로 사명 변경
아쿠랜드사카모토는 2025년 2월기를 최종 연도로 하는 중기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최종 연도 매출은 3,800억엔, 경상이익은 300억 엔이 목표다. 소형점 업태 전환에 의한 활성화 대책으로 전문가용 점포 ‘무사시프로’의 포맷 확립을 진행했다. 또한 비바홈과의 매입처 통일, 의사결정 신속화, 재고 적정화를 통해 110억 엔의 경비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동사는 비바홈 흡수합병을 계기로 사명을 아쿠랜드로 변경하고 새롭게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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