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 상생 스토어 | 전통시장과 공존 꿈꾸다.
이마트는 지난 2016년 PB 전문점 노브랜드의 상생스토어 1호점을 충남 당진 어시장에 열었다. ‘상생스토어’는 이마트가 전통시장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상생 프로젝트다. 노브랜드 매장을 전통시장 내 출점해 고객 유입 및 시장 살리기 효과를 목표로 한다.
상생스토어의 판매 품목은 시장 상인회와 협의해 조정한다. 시장 주력 상품인 신선식품은 취급하지 않고, 가공식품 및 생활용품 등을 시장 품목과 최대한 겹치지 않게 구색한다. 평균 취급품목은 800~1천SKU 정도이며, 시장 매장이 밀집한 1층 대신 지하나 2층 이상의 상층에 입점한다.
상생스토어가 출점하는 전통시장에는 이마트표 사회공헌 시설도 함께 조성된다. 대표적인 것이 체험형 어린이도서관 ‘키즈 라이브러리’다. 다량의 책과 학습 교구 등을 구비하고 있으며, 도서 대출 서비스도 제공한다. 전통시장에 부족했던 문화 콘텐츠를 더해 자녀를 둔 젊은층의 전통시장 유입의 견인차 역할을 맡고 있다.
노브랜드는 지난 1월 기준 16개 상생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두드러진 성과를 낸 사례로 2019년에 출점한 노브랜드 삼척중앙시장 상생스토어를 꼽을 수 있다. 해당 시장은 550여 개 매장 중 167개가 비어있을 정도로 상권이 침체된 상태였다. 이마트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삼척시와 협력하며 상생스토어와 청년몰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기획했다. 또한 고객 접근성을 높이는 기반 시설을 확충해 젊은 세대의 시장 방문율을 높이는 효과를 냈다.
리테일 매거진 2023년 2월호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호부터 10호까지
노브랜드는 왜 전통시장으로 갔나?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 노브랜드의 모토가 전통시장을 바꾸고 있다. 그 변화의 시작은 2016년 충남 당진 어시장에 오픈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호점. 한 지붕 아래 살기는 어려워 보이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동고동락을 감행한 첫 시도였다. 그리고 3년이 지난 2019년 10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강원도 삼척중앙시장에 10호점을 오픈했다. 1호부터 10호까지 기존의 패러다임을 뒤집고 있는 이 낯선 조합을 들여다보면 문득 궁금해진다. 이마트 노브랜드는 왜 전통시장에 들어갔나?
◇대형마트, 재래시장과의 공존을 꿈꾸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는 이마트가 전통시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서포트하기 위해 시작한 상생프로젝트다. 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 전문점을 전통시장 내에 오픈하되, 판매 품목은 시장 상인회와 협의해 조정한다. 상인들의 주력 상품은 제외하는 것이 원칙이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들어서는 전통시장에는 이마트 표 사회공헌 시설까지 함께 조성된다. 그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키즈 라이브러리 등의 아동시설로 2-30대 젊은 층의 유입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전통시장에 조성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와 사회공헌시설인 이마트 키즈 라이브러리 두 매장의 시너지가 전통시장의 젊은층 집객 효과를 더한다
이제는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는 듯한 전통시장과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지만, 시작점부터 쉬운 일은 아니었다. 과거부터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가깝지만 먼 사이로 여겨졌다. 유통과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두 업태를 멀어지게 한 것이다. 전통시장 인근 1km 이내에 대형 유통업체의 출점을 제한하는 ‘유통산업발전법’은 이 관계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등을 지고 있을 수는 없었다. 결국에는 팀이 될 수 있다는 것, 즉 ‘상생’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은 이마트의 숙명이자 하나의 과제였다.
고민의 해답은 그리 머지않은 곳에 있었다.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 TF팀 김원기 과장은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으로 전통시장을 활성화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유통기업인 신세계그룹의 강점을 살려 전통시장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구성해보자는 것이었다.
2014년 전통시장 상생모델 점포로 지정된 광진구 중곡시장 내 이마트에브리데이 매장 담당 파트너가 신선식품을 철수하고 있다
2014년 9월, 서울 광진구 중곡시장 내의 이마트에브리데이 매장은 이 실험의 첫 번째 모델이 되었다. 기존 상인들이 많이 팔고 있는 과일, 채소, 생선 등의 신선식품은 철수하고 와인, 가전, 반려동물용품 등 시장 내 구하기 어려운 상품들로 매장을 새롭게 꾸렸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동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후, 본격적으로 상생스토어 사업 개발이 시작되었고 노브랜드 전문점이 최종 모델로 낙점되었다. 주력상품이 가공식품이나 생활용품으로 전통시장의 주력상품과 겹치지 않으며, 상품생산업체의 70%가 중소기업으로 상생스토어가 지닌 의의와도 통했기 때문이다. 모두가 불가능하다 했던 ‘상생’의 시작이었다.
◇1호부터 10호까지,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많은 고민과 의미를 가지고 출발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지만 처음의 벽은 녹록지 않았다. 첫 매장 오픈이 가장 큰 위기라 꼽았던 김원기 과장은 “상생스토어 아이디어를 가지고 많은 재래시장과 접촉했지만,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이유로 사업의 순수성부터 오해받는 일이 허다했다”고 밝혔다.
2016년 8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호점이 오픈한 충남 당진어시장
2016년 8월, 오랜 진통 끝에 충남 당진어시장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호점이 오픈했다. 결과는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2013년부터 꾸준히 감소해오던 시장 매출은 상생스토어 오픈 이후 2018년까지 131% 상승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당진어시장을 찾아 “전통시장이 새로운 활력을 찾아가는 데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며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치켜세운 바 있다.
2017년 6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2호점이 오픈한 구미 선산봉황시장
1호점 오픈 후에는 전통시장이 먼저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2017년 6월 오픈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2호점 구미 선산봉황시장점은 시장 측에서 먼저 상생스토어 입점을 제안한 첫 사례다. 1호점의 성공사례를 본 청년 상인회장 김수연 씨가 직접 구미시와 시장 상인들을 설득한 것이다. 상생스토어 입점과 함께 조성된 청년몰은 24년간 공실이었던 자리가 무색하게 입점 희망 대기자까지 몰렸고, 2018년 최대 800만 원의 권리금이 발생할 정도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2017년 8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3호점이 오픈한 경기 안성맞춤시장
노브랜드 안성스토어 3호점은 경기도 안성맞춤시장 지하 1층의 ‘화인마트’ 일부 공간을 임차해 입점했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동네 슈퍼마켓과 대형마트의 기묘한 동거였다. 물론, 처음에는 많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상생스토어 오픈 후 화인마트는 매장 면적이 30%나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10%나 올랐으며 시장 전체 매출도 평균 10% 이상 상승했다.
2018년 4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5호점이 오픈한 서울 경동시장
시장 전반의 매출 상승효과 외에도 상생스토어는 젊은 사람들을 시장으로 끌어모으는 집객 효과 또한 확실히 증명했다. 서울 경동시장은 상권 내 60세 이상 유동 인구 비중이 50%를 훨씬 웃돌 만큼 주 고객층의 연령대가 높았다. 하지만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5호점이 오픈하며 함께 들어선 어린이 놀이터와 카페, 동대문구 도서관을 이용하려는 젊은 고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또한 인근 대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서포터즈가 결성되며 시장 분위기에 활력이 더했다.
2019년 5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8호점이 오픈한 충북 제천중앙시장 청년상인 지원을 위해 매장 앞에 조성된 청년마차 시설이 눈에 띈다
상생스토어의 청년상인 지원을 위한 노력도 시장 활성화에 한몫했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8호 제천중앙시장점은 아예 매장 앞에 청년마차 4개소의 집기와 장소를 제공했다. 삼척중앙시장은 상생스토어 10호점 오픈과 인접 구역에 청년몰 25개소 입점을 함께 기획했다. 상생스토어와 청년몰의 시너지효과로 젊은 고객층 유입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상생스토어는 청년 상인들을 대상으로 최신 유통 트렌드와 점포운영 노하우 관련 교육을 실시하며 청년몰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 돕고 있다.
2019년 7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9호점이 오픈한 강원 동해남부재래시장
여러 전통시장을 거치며 시장 상인에게까지 가능성을 인정받은 상생스토어는 9호 동해남부재래시장점에 들어서 새로운 형태로 진화했다. 시장 상인이 직접 상생스토어를 운영하는 FC(Franchise Chain) 형태의 매장이 탄생한 것이다. 이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앞으로 더 많은 시장에서 상생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신세계그룹
2019/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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