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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 / 시대대응컨텐츠, 가족타깃, 연관사업 다각화

Paul Ahn 2018. 8. 7. 08:53

⊙월트 디즈니 : 시대대응컨텐츠, 가족타깃, 연관사업 다각화

 

월트 디즈니의 `적합성` 경영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1&no=683609

 

월트디즈니 하면 떠오르는 첫 번째 이미지는 미키마우스로부터 시작된 동물 캐릭터와 그들이 등장하는 만화영화다. 또 아름다운 동화나 판타지에 기반한 스토리다. 언뜻 보면 끊임없이 신나고 즐겁고 환상적인 스토리를 마구잡이로 쏟아내는 것 같지만 디즈니 콘텐츠에는 시대 흐름과 시장 변화에 발맞추는 적합성(relevance)이 숨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초기 작품들은 동물에게 생명을 불어넣고 소설이나 동화를 아름답게 포장해 내놨다. 이는 대공황과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황폐해진 사람들의 마음을 달랬고 대중소비문화 확산과 TV 보급, 영화의 대중화 속에 지속적으로 확산됐다.

김상용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서양 고전이나 신화에 기반해 백인 주인공 위주의 스토리와 캐릭터로 승부하던 월트디즈니의 콘텐츠가 1990년대 중반을 넘어오면서 변화를 겪게 된다"며 " `포카혼타스` `뮬란` 등에서 보듯이 인디언과 아시아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는 당시부터 콘텐츠 소비 시장의 큰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한 아시아 시장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때부터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가 포착되는데 수동적으로 왕자의 손길을 기다리는 금발 미녀가 서서히 퇴조하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적극적인 여성상이 부각된다"며 "이 역시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힘이 커진 시대적 흐름에 적절하게(relevant) 맞춰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귀여운 동물에 인격을 불어넣던 전략 역시 시대 흐름에 따라 바뀌어 갔다"며 "벌레(벅스라이프), 괴물(몬스터주식회사)을 넘어 아예 무생물(토이스토리)에도 인격을 넣어 캐릭터화했고 이는 수십 년간 쏟아지던 `귀여운 동물`에 식상할 수 있는 소비자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았다"고 분석했다.
 
월트디즈니는 기본적으로 `가족` 단위 소비자에게 타깃을 두고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다. 별것 아닌 것처럼 여겨질 수 지만 전문가들은 이는 `참으로 어려운 줄타기`라고 말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90년 가까운 전통 속에서 가족 구성원 전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그들만의 `솔루션`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트디즈니 성장사는 미국 중산층의 확산과 궤를 같이한다. 1950~1960년대 `가족`이 함께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공급됐고 `디즈니랜드`라는 `마법의 성`을 만들어 휴일을 실제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김언수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디즈니가 공급하는 콘텐츠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힘인데, 이는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며 "단순히 어른들을 추억에 빠지게 하거나 잠시 일상을 잊게 하는 수준이 아니라 삶에 대한 다양한 메시지를 주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애니메이션 `UP`은 아예 주인공으로 노인을 등장시킬뿐더러 삶의 의미에 대한 통찰을 주는 내용이었다"며 "아이들은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즐기고, 어른들은 무엇인가 깊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디즈니 `가족 콘텐츠`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는 사실 쉬운 것이 아니다"며 "제품으로 말하면 제품의 특징, 즉 피처(feature)가 복잡하다는 말인데 이렇게 명확하게 한 집단을 타깃으로 하지 않는 경우 사업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지만 디즈니는 전 세대에게 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적절하게 줄타기하며 기가 막히게 만들어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즈니의 `적합성 경영` 개념은 비단 콘텐츠 공급 측면뿐 아니라 인사관리나 의사결정 구조에도 스며들어 있으며 결정적으로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디즈니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하던 1930~1940년대부터 `수직계열화`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왔다. 만화영화와 캐릭터 콘텐츠를 TV용으로 계속 확대 생산하고 유통시키며 이렇게 확산된 것들을 `캐릭터 상품`으로 만들어 소비재 시장에 진출하는 식이다.
여기에 1950년대 첫 테마파크 개장 등을 기점으로 `실제 밖에서 가족과 함께 즐기는` 콘텐츠로 확장시켰고, 이후 디즈니 캐릭터를 잔뜩 그린 `크루즈선`까지 등장했다. 단순히 사업 분야로 보면 만화영화와 유람선이 연결될 리 없지만 가족 중심 콘텐츠라는 개념을 놓고 볼 때 모든 것이 느슨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디즈니가 운영하는 아이스하키팀과 야구팀도 실제로 영화화되고 소재로 쓰이고 있으며, 픽사나 마블스 인수도 디즈니의 콘텐츠 사업과 영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엄청난 역할을 했는데 이 역시 스스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가장 적합한 인수 대상이 무엇인지 제대로 짚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월트디즈니가 인터넷 사업 등 다양한 첨단 영역으로 마구잡이로 진출하면서 회사는 급격히 커졌지만 오히려 흔들리는 시기도 있었다"며 "최근에는 확실히 `가족 중심 콘텐츠`라는 자신의 핵심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이와 연관성을 갖는(relevant) 분야로 끝없이 연결된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