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카페라 쓰고 ‘식당’이라 읽을 수밖에 없는 이유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80503000572
“‘키카’나 가야지 뭐”
‘키카’. 처음 들어본 줄임말이었는데 어린 자녀를 둔 사람들은 잘 알아듣는 말. 키즈카페다.
스타벅스 열풍에서 시작된 카페 열풍이 어린이 시장에까지 진출해 2010년대 들어 ‘키즈카페’란 이름의 상점들이 하나둘씩 생겨났다. 아파트단지 근처 상가를 중심으로 들어선 키즈카페는 아파트단지에 하나씩 꼭 있던 놀이터들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제 어린이들은 키즈카페를 가지 않으면 동네친구들을 만날 공간이 없다시피 한다.
◇놀이시설 아닌 식당
사실 현재 법적으로 키즈카페는 그냥 ‘일반식당’이다. 대부분의 키즈카페는 ‘음식점’으로 영업허가를 받는다. 키즈카페나 어린이놀이시설 등의 업종구분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이중 크게 주류 판매가 가능한 일반음식점과 주류 판매가 안되는 휴게음식점으로 나뉜다. 최근 서울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울시내 키즈카페 중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곳은 41곳, 휴게음식점은 59곳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예전엔 작은 카페테리아 형식으로 카페 한쪽에서 커피, 음료수를 파는 정도여서 비교적 인허가와 관리가 용이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족단위로 하루종일 키즈카페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서 키즈카페들도 식음료 영역을 키웠고 휴게음식점이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 영업점은 술도 함께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아동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에서 주류 판매가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3세 아들을 키우는 직장인 박영진(37) 씨는 "노는 아이를 보호하고 함께 놀아야 하는 부모가 술에 취하면 아이는 누가 돌본다 말인가.
키즈카페의 본래 취지가 왜곡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2016년 국회에선 키즈카페 내 주류판매금지 및 안전관리자 의무배치에 대한 내용을 담은 식품위생법 개정안이 발의된 적도 있다. 하지만 이 개정안은 아직까지 통과가 안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일반음식점으로 인허가를 받으면 주류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키즈카페에서 술을 못 마시게 할 방법은 현재로선 없다.
◇사공이 많은 키즈카페
먹고 마시는 것 외에 ‘노는 부분’의 담당은 또 따로 있다.
노는 부분 안에서조차 부처가 쪼개져있다. 시소와 미끄럼틀은 행정안전부 관할이고 트램펄린과 정글짐은 문화체육관광부 담당이다. 관련법이 달라 관리 주체도 다른 것이다. 부처별로 현장에서 관리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같은 장소에서 사고가 나도 이용자 입장에선 문의를 해야 할 곳이 여러 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키즈카페에 대한) 개별부처가 생겨서 집중적으로 관할하면 이용하는 시민들 입장에서도 그 부서에만 문의하면 되고 공무원들 입장에서도 관리의 용이성이 있겠지만 현재는 업종구분이 명확하지 않아서 힘들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고도 많이 일어난다. 소비자원에 접수된 키즈카페 내 사고는 2014년 45건, 2015년 230건, 2016년 234건, 2017년 351건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늘어나는 ○○카페
어쩌면 이는 예견된 일이었다. 키즈카페 뿐만 아니라 최근 애견카페도 많이 생기고 있는데 문제는 비슷하다. 빠르게 늘어가는 신규업종에 대해 기존의 법과 제도로만 관리하려다 보니 사각지대가 반복적으로 생기는 것이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정부기관 업무라는 게 특정 사안이나 업종에 대해서 통합해 하나의 부처나 부서가 생기지 않으면 통합적인 관리가 어렵다. 애견카페 같은 것도 마찬가지고 키즈카페도 이런 식으로 업종 구분이 법적으로 깔끔하지 않으니깐 여러 부서가 걸쳐있는 방식으로 관리가 변종되는 부분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2018-05-03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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