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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코로나 의인들'을 기억합니다.

Paul Ahn 2020. 3. 20. 09:14

⊙대구는 '코로나 의인들'을 기억합니다.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18/2020031800061.html

 

코로나19와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에 전국의 의인(義人)들이 달려와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병원 문을 닫고 달려온 개업의를 비롯해 공중보건의·군의관 등 의사 320여 명, 간호사·임상병리사·방사선사 630여 명 등 의료진만 950여 명에 이른다.

 

다른 지역 번호판을 단 구급차량 140여 대와 119구급대원 300여 명도 확진자를 이송하고 있다. 일반 자원봉사자들은 환자 식사 배식 등을 돕고 있다. 대구의 아픔을 자신들의 아픔으로 여기며 헌신하는 '코로나 의인'들이다.

 

 

 코로나19와의 싸움은 초긴장의 연속이다. 환자의 비말(飛沫·침방울)을 막기 위해 레벨D 방호복을 입고 N95 마스크와 페이스 가드까지 착용하면 숨통이 조여오면서 옷은 금세 땀에 젖는다. 이마에 자국이 선명하게 남을 정도로 단단히 조인 방호복과 마스크 등을 벗고 입는 게 간단하지 않아 답답해도 몇 시간씩 그대로 버틴다.

 

식사는 도시락으로 해결하는데, 감염 예방을 위해 혼자 먹는다. 퇴근 후에도 가족이나 주변 감염을 우려해 외출하지 않고 병원에서 생활한다. 때로는 병원 장례식장의 조문객 대기실 등이 이들의 숙소로 제공되기도 하지만 밀려오는 피로에 금방 잠에   빠져든다. 생사를 넘나드는 전쟁터보다 더 긴장되고 힘든 방역 현장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몇 날 며칠씩 이렇게 버티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한 달을 맞은 대구를 지켜낸 '숨은 영웅'들이다. 대구와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극복한 이들이 없었더라면 대구는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다. 대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한 '코로나 의인'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조선일보 & Chosun.com

2020.03.18

박영석 대구문화재단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