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스페이스(Innospace) / 한국 첫 민간 우주로켓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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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스페이스, 민간 첫 시험발사체 '한빛' 첫 공개
국내 우주발사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가 개발중인 국내 첫 민간 발사체 ‘한빛’의 실물이 공개됐다. 이노스페이스는 올해 12월 브라질에서 한빛 시험발사에 나선다.
이노스페이스는 고체연료와 액체 산화제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로켓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추력 15t급 하이브리드 로켓엔진을 쓰는 2단 소형발사체 ‘한빛’을 개발중이다.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은 구조가 단순하다는 고체 로켓의 장점과 추력 조절이 가능한 액체연료의 장점을 융합한 기술로 꼽힌다.
이노스페이스에 따르면 짧은 제작기간과 안전성, 경제성을 갖춘 게 장점이다. 한빛은 고체연료로 폭발 위험성이 없는 파라핀 소재를 사용하고 전기펌프로 산화제를 공급하는 새 기술도 적용했다.
이노스페이스는 올해 하반기 브라질 알칸타라 발사센터에서 ‘한빛-TLV(시험발사체)’ 첫 준궤도 시험발사를 앞두고 있다. 높이 16.3m, 지름 1m, 무게 9.2t의 한빛-TLV는 2단 발사체인 한빛-나노의 1단 엔진에 대한 비행 성능검증을 목적으로 계획됐다. 15t 엔진 1개를 장착한다.
한빛 시험발사체에는 브라질의 탑재체가 실릴 예정이다. 이노스페이스는 브라질 공군 산하 항공과학기술부가 개발한 관성항법시스템 ‘SISNAV’를 탑재체로 싣고 발사하는 협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브라질의 탑재체 SISNAV는 로켓의 비행 위치와 속도, 자세 등을 측정하는 항법장치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올해 12월 예정된 첫 시험발사까지 6개월의 준비기간이 남았다”며 “최종 발사 전까지 점검사항들이 남아 있는 만큼 시험발사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남은 기간 총력을 기울여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노스페이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독자 개발한 소형위성 발사체가 저비용으로 많은 위성을 지구 저궤도로 실어 나르는 것”이라며 “올해 시험발사를 시작으로 빠른 시일 내에 세계 우주 발사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동시에 우주산업과의 전략적 협력과 해외 사업화 역량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2.05.29 12:00
스타트업이 만든 '하이브리드 K로켓' 연말 우주간다
“쉬이이이이 부아아아아아앙” 지난달 27일 충남 금산군에 위치한 이노스페이스의 로켓 시험장. 붉은 화염과 함께 폭발적인 굉음이 울려 퍼졌다.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맞아 올해 말부터 우주로 쏘아 올릴 ‘K로켓’의 시작을 알리는 축포 소리였다.
수평 지지대에 고정시킨 로켓 엔진은 하늘로 솟구칠 듯한 강력한 에너지를 분출했다. 이노스페이스는 5톤급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시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5톤 추력이라는 것은 위성과 발사체를 합친 5톤 무게의 로켓을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5톤 엔진 시험을 마친 뒤 4월부터는 15톤 엔진 시험에 돌입한다. 12월에는 브라질 알칸타라 발사센터에서 하이브리드 로켓의 우주 시험발사에 나선다. 내년 추가 시험발사를 거쳐 2023년부터는 실제 위성을 싣고 연간 30회의 본격적인 상업 발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15톤급 나노위성 발사체에 이어 2023년에는 1단 15톤 엔진 4개와 2단 6톤 엔진을 묶은 마이크로위성, 2025년부터는 1단 15톤 엔진 7개를 묶고 2단에 4개, 3단에는 6톤 추력을 더한 미니위성 발사체도 만들어 소형위성 발사체 시장을 석권한다는 목표다.
그동안 국가적 차원이나 민간의 초대형 투자로만 가능했던 우주항공 분야가 지금은 스타트업들도 추진할 수 있는 사업 영역으로 들어왔다. 위성 발사 트렌드가 ‘대형-장기간’에서 ‘소형-단기간’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준비해서 대형 로켓에 대형위성(1000kg 이상) 하나를 우주로 보내는 것보다 짧은 기간에 소형위성 여러 개를 군집형으로 쏘아 올리는 것이 위성의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컨설트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발사된 위성이 1500기 수준인 반면 향후 2028년까지 발사될 소형위성(첨두부 무게 500㎏ 이하)은 8500개로 추정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통신‧지구관측 등 군집위성을 활용한 소형위성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앞으로 발사될 위성의 80%는 소형위성일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규모가 2020년 3조원에서 2027년에는 5조6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2020~2027년 누적 시장규모는 37조원대에 달한다.
국내 스타트업인 이노스페이스는 이 같은 시장 트렌드를 읽고 소형위성 발사체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2017년 9월 설립한 신생 기업이지만 국내에서는 최초로 하이브리드 로켓 발사체 개발에 나서며 우수한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이브리드 로켓은 고체연료와 액체 산화제를 사용하는 혼합형 발사체 기술을 사용한다. 고체 로켓의 경우 추력 조절이 어려우면서도 폭발 위험성이 있고, 액체 로켓은 추력 조절이 가능하지만 제작 비용이 높고 개발기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다.
하이브리드 로켓은 이런 단점을 해소한다. 연소실에 고체연료를 넣어놓고 별도의 탱크에 액체 상태의 산화제를 저장한 상태에서 중간의 펌프를 통해 산화제를 흘려보냄으로써 연료를 연소시켜 추력을 얻는 방식이다.
특히 이노스페이스가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 발사체는 미국·호주·노르웨이·독일 등 대표적인 4곳의 경쟁사와 비교하면 보다 고성능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연료-산화제를 연결하는 별도의 전기 펌프를 개발해 제작비용을 더욱 절감했다.
하이브리드 로켓 개발에 나선 미국 Rocket Crafters, 호주 Gilmour Space Technologies, 노르웨이 Nammo는 모두 저성능 폴리머계 고체연료를 사용한다. 펌프도 액체로켓에 사용되는 가스 가압시스템이라 위성발사체에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독일 Hylmpulse의 경우 고성능의 고체연료를 사용하지만 액체로켓에서 사용하는 가스발생 펌프를 하이브리드 로켓에도 적용했다. 이들 업체와 비교하면 이노스페이스는 고성능 고체연료와 전기모터 펌프를 사용해 기술력이 한 발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액체로켓 펌프를 그대로 사용하면 하이브리드 로켓의 장점인 구조 단순화와 저렴한 제작비용을 모두 없앤다”며 “우리의 펌프는 컴팩트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특허 등록을 완료하고 해외 출원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노스페이스는 고체연료를 직접 공장에서 제조할 수 있는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다. 50kg 등 소규모 연료를 만들 수 있는 50리터의 설비를 비롯해 15톤 엔진에 들어가는 연료를 제조할 수 있는 1200리터 규모의 생산·가공 설비를 갖추고 있다.
고체연료 조합을 위한 별도의 ‘레시피’를 갖고 있지만 특허 등록을 하지는 않았다. 특허 등록 시 오히려 외부로 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대신 기술임치(보관) 제도를 통해 독자적인 권한을 지키고 있다.
충남 금산 연소시험장 전경
충남 금산에 갖춘 엔진 연소시험장은 최대 20톤 추력까지 시험할 수 있다. 1~3톤, 5톤에 대한 추력 시험을 마무리하고 4월부터 15톤 추력 시험에 돌입한다. 한화나 LIG넥스원 등 방산업체로부터 위탁 시험도 실시하면서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이 같은 높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박수경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 ‘경쟁력 있는 민간기업’으로 언급하고,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직접 로켓엔진 연소시험을 참관할 만큼 관심도가 높아진 스타트업이다.
김수종 대표는 항공우주 분야에서 성공한 ‘한국 기업’으로 남겠다는 각오다. 그는 “국내 로켓 분야는 저변이 너무 부족하다. 해외투자 제안도 있지만 차선책으로 놓고 '국내에서 로켓으로 상업화에 성공했다'는 사례를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2021-2-25
최태범 기자
뉴스페이스 시대, 발사대 선 한국 우주산업
충남 금산군 부리면에 있는 우주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의 로켓 엔진 성능시험장. 인삼밭 너머로 연소시험동과 시험운영동이 있고, 그 사이를 너비 약 2m, 높이 3m 정도의 방호벽이 가로막고 있다. 연소시험동에는 추력(물체를 운동 방향으로 가속하는 힘) 5t급 엔진의 성능을 시험하는 설비가 들어서 있다.
2020년 12월 14일 충남 금산 이노스페이스 연구실에서 연구원들이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에 점화기를 설치하고 있다. / 이준헌 기자
옆에는 앞으로 개발할 15t급 엔진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한 추력 패드와 연료를 시험하는 장치가 놓여 있다. 영하 183도로 저장된 액체산소가 고체연료와 섞여 연소하면 엔진의 좁은 노즐로 초음속의 배기가스가 뿜어져 나온다. 그 반작용으로 로켓은 대지를 박차고 우주로 향하게 된다.
이노스페이스는 올해 12월 ‘이카루스’라는 이름의 나노위성 발사체 시험발사를 앞두고 있다. 성공하면 내년 직경 1m, 높이 16.3m의 2단 발사체가 50㎏ 무게의 나노위성을 싣고 지구 저궤도에 올라가게 된다. 올해 10월 발사될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발사체 기술 독립의 신호탄이라면, 내년 발사될 이노스페이스의 나노위성 발사체는 국내에서 정부기관이 아닌 민간기업이 쏘아올린 첫 위성 발사체라는 기록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민·관 양쪽에서 한국우주산업이 도약의 발판에 올라서는 것이다.
“우주 로켓을 만든다고 하면 ‘멋지다’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개발하는 과정은 육체노동에 가깝죠. 정말 힘들고, 춥고 더운 데서 작업해야 하고, 그런데도 이렇게 힘들게 준비해 엔진 시험이 성공하는 걸 보면 ‘약에 취한다’고 말할 정도로 빠져들죠.”
지난해 12월 14일 세종시 본사와 금산 성능시험장에서 만난 김수종 대표(44)는 “로켓 연구자로 국내에서 로켓 기업의 성공사례가 없었다는 게 늘 아쉬웠다”면서 “후배들이 도전적으로 시도하고, 새로운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로켓을 만드는 사람들은 소위 ‘덕후’라고 할 정도로 로켓에 미쳐 모든 걸 쏟는 열정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런 꿈과 열정을 펼칠 곳은 많지 않다. 김 대표도 그랬다. 방산 대기업에서 유도 무기 개발 업무를 하면서 지식과 경험을 쌓았지만, 정부 발주 사업 이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긴 어려웠다. 답답함을 느끼던 차에 전 세계적으로 위성 발사체를 스타트업이 주도적으로 개발하는 붐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일론 머스크가 세운 스페이스X가 2008년 세계 최초로 민간 액체 추진 로켓을 지구 궤도에 도달시킨 이후 일어난 변화였다. 정부가 주도하던 ‘올드스페이스’ 시대가 저물고 민간기업과 자본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은 것이다.
스타트업도 기술력만 있다면 우주 발사체 사업이 가능하다고 확신했고, 2017년 1인 창업을 한 후 학교와 회사 후배들을 한명씩 만나 영입했다. 그렇게 로켓 덕후를 모아 세운 회사가 지금은 40명 가까운 규모로 식구가 늘었다.
김수종 대표는 “과거엔 정부가 국민에게 자긍심을 주는 대형 기술을 개발하고 실패에 대한 부담 때문에 비용보다 신뢰성에 초점을 뒀다면 뉴스페이스 시대는 철저히 상업적이라 누가 더 혁신적 기술을 사용해 더 낮은 비용으로 발사체 서비스를 하느냐에 따라 생존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노스페이스는 시험 중인 5t급 엔진 개발을 마무리하고 올해 상반기 15t급 엔진 시험에 들어가 올해 말 혹은 내년에 시험발사를 한다. 적도 인근 브라질 알칸타라 발사장을 사용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5t급 엔진 개발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투자를 유치하는 목적이고 15t급 엔진을 개발하면 이후 이 엔진을 4개, 7개씩 묶어 탑재중량 150㎏인 마이크로위성 발사체, 500㎏인 미니위성 발사체로 빠르게 규모를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계획대로 되면 발사단가를 ㎏당 3만달러(3300만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소형 발사체로 상업서비스를 하는 유일한 회사인 미국의 로켓랩(발사단가 ㎏당 3만3000달러)과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우주에는 공기가 없어 연료와 공기 역할을 하는 산화제를 함께 가지고 가야 한다. 이때 연료와 산화제가 고체면 고체로켓, 액체 형태면 액체로켓이 된다. 고체로켓은 연료와 산화제를 미리 반죽해 캔 같은 금속 구조물에 넣은 것이다. 미리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해 언제든 쏠 수 있고 구조가 단순하다.
하지만 추진력을 조절하기 어렵고 중간에 멈출 수 없다. 반면 액체로켓은 연소실에 들어가는 추진제의 양을 조절해 추력 조절이 가능하고 엔진을 껐다가 다시 켤 수 있어 자세제어에 용이하다. 다만 연료와 산화제를 고압 상태로 연소실에 보내는 터보 펌프 등 고가의 장비가 들어가 비싸고 수소와 산소를 극저온 액체 상태로 유지하는 단열 탱크와 배관을 만들어야 해 구조가 복잡하다.
이노스페이스는 두 로켓의 장점을 합친 하이브리드 로켓을 개발하고 있다. 연소실 내부에 양초(파라핀)를 주원료로 한 고체연료를 장착하고, 별도 탱크에 담긴 액체산소를 연소실로 분사해 고압의 연소가스를 얻는 방식이다.
김수종 대표는 “고체로켓처럼 연료와 산화제를 미리 혼합하지 않아 폭발의 위험이 없고, 액체로켓과 달리 연료가 고체 상태라 산화제가 유출돼도 폭발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저장·생산·운반하는 과정에서의 안전관리 비용도 낮출 수 있다. 하이브리드 방식은 고체연료의 느린 연소 속도가 한계로 지적됐는데 ‘비밀 레시피’로 해결했다. 액체로켓의 복잡성을 키우는 터보 펌프도 전기모터와 배터리 기술을 적용해 개선했다. 내연차가 전기차로 바뀌면서 구조가 단순해진 것과 비슷하다.
2021.01.02 09:18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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