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 2021 결산 및 전망
체질 개선 포인트는
‘특화매장’, ‘고속 배송’, ‘식품강화’
팬데믹 초기 근거리 상권의 수혜를 받았던 슈퍼마켓이 지난해에는 채널 간 경쟁 심화, 대형 유통채널로 쏠린 보복소비 등의 영향으로 매출 감소세를 보였다. 기업형 슈퍼마켓 역시 역신장세를 보였으나,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지역밀착형 업태의 강점을 활용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특화 MD를 강조한 매장 리뉴얼로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2021년 국내 슈퍼마켓 시장 규모는 45조 3천억 원(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 추정치)으로 전년 대비 2.5%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코로나19 수혜로 5%대 성장세를 보인 것과 달리 역신장을 기록한 것으로, 온라인 시장 확대와 기업형 슈퍼마켓의 저효율 매장 폐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도표 1 참고).
기업형 슈퍼마켓 업계는 지난해에도 실적 반등을 이루지 못했다(도표 2 참고). 근린형 소비의 수혜를 입은 전년도 성장세가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또한 지난해 보복소비와 외식소비가 증가한 점도 매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안정화 단계에서 일어난 보복소비 패턴이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대형 채널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슈퍼마켓 업태는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산업통산자원부의 2021년 상반기 기준 업태별 매출 증감률을 살펴보면 백화점, 대형마트가 플러스 성장한 반면 슈퍼마켓 업태는 10%의 역신장세를 기록했다(도표 3 참고).
더불어 지난해에도 하반기에 지급된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기업형 슈퍼마켓 매장이 제외됐다. 이로 인해 식자재마트, 중·대규모 개인슈퍼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매장들을 중심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실제 롯데슈퍼는 해당 기간에 전년 동기 대비 -5%, 이마트 에브리데이 역시 9월 -7.4%. 10월에는 -2.4%의 매출 감소세를 겪었다. 마지막 요인으로 온라인 쇼핑 가속화, 편의점의 식품 MD 강화 등 채널 간 경쟁 격화를 들 수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온라인 구매에 익숙해지면서 비대면 소비패턴이 확대되고 있는데 슈퍼마켓은 타 업태 대비 온라인 전환 속도가 늦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진점 정리·특화점 확대, 양극화 전략 병행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저효율점 정리도 전년에 이어 계속됐다. 산업통산자원부가 조사한 기업형 슈퍼마켓 4개사의 2021년 10월 기준 점포 수는 1,108개로 전년 대비 38개 감소했다(도표 4 참고). 각사에 따르면 롯데슈퍼 60개, GS더프레시 9개, 이마트에브리데이는 5개 매장을 폐점했다.
점포 수가 매년 감소하면서 소매업태별 매출 비중에서 슈퍼마켓 비중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산업통산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업태별 매출 구성비에서 2016년 4.6%를 차지하던 슈퍼마켓은 지난해 10월 기준 2.7%까지 감소했다. 올해도 상권 축소 및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저하된 비효율점 정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비효율 매장 개선과 더불어 신규 출점도 진행됐다. 각사는 신규 택지지구 및 재개발 상권, 주택 밀집지역 등을 중심으로 신규매장을 개점했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매장 6곳을 새롭게 출점했다. 신선식품, 친환경·유기농 상품, 델리, 간편식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으며, 쇼케이스 내 슬라이딩 도어 적용, LED 조명 설치 등 ESG 경영 전략도 적용했다. 더불어 BI 변경을 통한 체질 개선을 목표로 ‘롯데프레시’, ‘롯데프레시앤델리’ 브랜드 리뉴얼 작업도 계속됐다. 롯데프레시는 기존 롯데슈퍼 BI를 변경한 매장이고, 프레시앤델리는 매장 구성을 효율화하고 특정 카테고리를 특화한 포맷이다. 최근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신선식품과 즉석조리식품 카테고리의 공간 비중을 확대한 매장으로 지난해 11월 기준 68개점까지 확대됐다. 해당 포맷을 처음으로 적용한 홍제점 경우 리뉴얼 후 매출 34%, 방문객수 29% 증가 효과를 봤다. 올해도 롯데슈퍼는 660~990㎡ 중대형 규모의 프레시앤델리 매장 30곳을 출점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또한 최근 가맹사업 확대를 발표하며 사업 다각화를 통한 반등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지난해 신규점 26곳을 추가했는데, 신규 MD를 도입한 특화매장을 선보이며 집객 유도 및 영업 활성화를 꾀했다. 대표적인 것이 와인, 위스키, 전통주 등 다양한 주류를 구비한 특화숍 ‘집술(Zip SUL)’ 코너다. 이마트에브리데이 마케팅팀에 따르면 지난해 집술 등 와인 전문 코너 도입 매장 39곳, 밀키트 확대 매장 150곳, PB 피코크존을 210개 매장에 적용하는 등 특화 매장 확대에 나섰다. 이를 통해 피코크는 41.8%, 밀키트는 237.9%의 매출 신장세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는 직영매장 20곳 출점을 목표로 하며 지난해 성과를 보인 특화 MD 코너 도입을 지속해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GS더프레시는 지난해 27개 매장을 신규로 선보였다. 신규 택지는 물론 퀵커머스 주문 대응을 위한 광역 배달상권을 고려해 출점을 진행했다. GS리테일은 가맹점 위주 출점 전략을 지난해부터 적극 도입해 신규점 중 19곳이 가맹점으로 오픈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유사하거나 웃도는 수치의 신규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경기도 시흥 배곧신도시에 6년만의 신규 매장을 열었다. 소용량 신선식품과 가정간편식에 집중한 매장으로 로컬 상권에서 지역 고객의 쇼핑 편의를 지원하겠다는 목표다. 최근 본사 조직개편을 통해 ‘신규점개발팀’을 배치하는 등 오프라인 사업 강화를 위한 전략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편의성·프리미엄·트렌디 MD 강화
MD 전략으로는 근거리 소비, 내식 수요 증가에 맞춰 신선식품, 간편식, 델리 등의 식품에 주력했다. 상품 차별화를 통해 집객 효과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상품 전략으로 ‘친환경, 유기농 신선식품 확대’, ‘델리 카테고리의 신상품 발굴 및 운영 확대’, ‘냉장·냉동 HMR, 밀키트 상품 강화’ 세 가지를 꼽았다. 더불어 올해는 ‘상품 콘텐츠 전문화’를 주요 키워드로 설정했다. 신선식품 경우 고소득, 도심 상권을 중심으로 프리미엄화를 진행하고, 델리는 외식 메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PB상품은 가성비에 중점을 두고 확대할 계획이다.
GS더프레시 역시 먹거리 상품 경쟁력 화보를 위해 신선, 조리식품 등 전통적인 카테고리와 냉장·냉동 간편식 등 성장 카테고리의 구색 강화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전반적인 매출 하락세 흐름 속에서도 신선, 델리, 간편식 카테고리 경우 매출 감소폭이 적게 나타났다. 올해 역시 신선식품은 고품질, 합리적 가격대 기조를 유지하고, HMR·밀키트는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구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반영한 표준 레이아웃도 설정해 확대 적용해나간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지난해 주요 부문인 신선식품 경우 당도 보장제 실시 등 고품질 상품구색에 힘썼고 트렌드 상품인 샐러드, 밀키트를 강화했다. 한편 식품과 달리 제한된 구색으로 운영되던 비식품 경우 그룹사 브랜드인 자주(JAJU)를 도입해 라이프스타일 제안력을 갖췄다.
올해는 신선식품 경우 품질 제고에 집중해 유기농·친환경, 저탄소·GAP 전문점을 구성하는 등 안전 먹거리 제공에 나선다. 비식품은 서비스 상품, 사전 예약 MD를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초저가 상품개발을 통해 가격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신속 배송 강화 통한 반등 모색
지난해에도 슈퍼마켓 업태는 온라인 주문 처리 확대를 위한 퀵커머스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센터로 활용하거나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부 플랫폼과 연계해 대응 중이다.
롯데는 ‘1시간 바로 배송’을 통해 단시간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기준 1시간 바로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는 점포는 약 100여 곳이며, 매장 외 프레시센터도 활용해 배송하고 있다. 지난 12월 기준 월 1,500건 이상의 주문과 론칭 초기 대비 4배 이상의 매출 효과를 내고 있다. 한편 최근에는 SPC 그룹 계열사 섹타나인(Secta9ine)과 제휴를 맺고 SPC 해피오더 앱에 자사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사의 신선·가공식품, 생활 잡화 등 850SKU 상품을 15분에서 1시간 내 배송할 수 있게 됐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지난해 ‘스피드 e장보기’를 론칭했다. 오프라인 점포 기반의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로 4개점에서 테스트 운영되고 있다. GS더프레시도 전 매장을 물류 인프라로 활용하며 퀵커머스 서비스 ‘우동마트’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GS리테일은 최근 요기요, 부릉, 카카오모빌리티 등에 투자하며 퀵커머스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극강의 편의성을 무기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지 않는 20~30대 고객을 자사 플랫폼으로 유입하겠다는 목표다.
한편 올해 슈퍼마켓 업계의 성장세를 묻는 질문에 다수의 기업이 온라인 채널의 강세가 지속되면서 근거리 상권의 장점이 축소되고 있어 성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기업형 슈퍼마켓의 특화 카테고리인 식품의 온라인 채널 전이가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외에 SSM 규제의 수혜를 받고 있는 식자재 마트의 성장, 오프라인 대형 채널로의 고객 쏠림 현상 등으로 지난해보다 더욱 어려운 상황을 예상했다.
따라서 올해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강화하며 온라인 채널 대응력을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SSM 업계가 독립형 슈퍼 등을 대상으로 상품을 공급하는 B2B 사업과 가맹사업 등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불어 자체 MD 강화 및 사업구조 개선을 통해 실적 확대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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