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봉 스님의 물음 “뭐가 그리 바쁘노?” (chosun.com) 한 노스님이 산길에 앉아 있는데 한 젊은 승려가 지나다 물었답니다. “오는 중[僧]입니까? 가는 중[僧]입니까?” 분명 노스님을 희롱하는 언사였기에 시자(侍者)는 발끈했지요. 그러나 노스님은 태연하게 한 마디했답니다. “나는 쉬고 있는 중이라네.” 멋진 유머로 한방 먹인 이 분은 경봉(鏡峰·1892~1982) 스님입니다. 통도사 극락선원 조실(祖室)을 지낸 한국 현대 불교의 대표적 고승이시지요. 80세가 넘은 고령에도 매월 첫째 일요일이면 극락암에서 1000여명 청중을 상대로 법문을 하셨다지요. 스님 법문의 인기 비결은 내용이 쉽고 유머러스하게 불교 가르침의 핵심을 일러줬기 때문이랍니다. 화장실에 ‘해우소(解憂所)’라는 멋진 별명을 붙여준..